지하주차장이 와르르...GS "설계대로" vs LH "GS도 참여"

이소은 기자 2023. 5.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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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에게 설계 책임은 없다는 GS건설 입장과 시공사도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장이 맞선다.

GS건설은 시공책임형CM 방식이라고 해도 구조설계에 대해 시공사가 관여하거나 이를 검증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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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인천시 서구 검단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슬래브 붕괴 현장을 찾았다. 이곳은 지난달 29일 지하주차장 지붕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3.5.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공사에게 설계 책임은 없다는 GS건설 입장과 시공사도 설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입장이 맞선다.

4일 LH 등에 따르면 GS건설 컨소시엄(동부건설·대보건설)은 2020년 시공책임형 CM방식으로 인천검단AA13-1·2블록 공사를 수주했다. 지난 29일 지하주차장 상부 슬래브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현장이다. 입주를 7개월 가량 앞둔 상황에서다.

시공책임형 CM방식이 화두가 된 것은 이 사고가 부실시공이 아닌 구조설계로 인해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 때문이다.

시공책임형 CM방식이란 시공사가 건설사업관리자가 돼 설계검토를 수행하고 약정된 공사비(GMP) 내에서 공사를 수행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시행사와 설계사, 시공사가 통합참여해 상호견제, 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때 시공사의 기술력을 활용한 VE(Value Engineering) 활동으로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

GS건설은 시공책임형CM 방식이라고 해도 구조설계에 대해 시공사가 관여하거나 이를 검증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설계사가 구조설계(원설계)를 하면 시공사는 시공성, VE 등을 고려해 경미한 변경을 제안하는 정도이며 이 제안 또한 LH가 승인해줘야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GS건설 관계자는 "경미한 변경이란 사람이 지나다니는데 기둥이 떡하니 있거나, 파이프가 지나가야 하는 자리에 보가 내려와 있는 등 도면상 공사가 안 되는 것들을 따져 수정한다는 뜻"이라며 "시공사는 구조 설계나 구조 계산에 대해서는 전문성도 없을뿐더러 설계가 잘못됐을 것이란 생각 자체를 안 한다"고 말했다.

시공책임형 CM 방식 개념도

그러나 LH는 시공책임형CM 방식에서 시공사가 설계에 관여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구조설계는 설계사가 하더라도 실시설계 단계에서 시공사가 참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시설계는 콘크리트 두께, 철근 갯수, 기둥 갯수 등도 같이 논의되는 단계다.

LH 측은 "실시설계 단계에서 시공사는 그간의 역량을 바탕으로 이 설계가 실제 이뤄졌을 때 문제가 없는지를 검토하고 보완해 제안하는 것"이라며 "시공책임형CM방식 자체가 리스크를 최소화 하기 위해 시공사를 실시설계 단계에 참여시키는 개념인데 경미한 변경에 대해서만 단순 제안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확인되기 전까지 책임 소재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실제 설계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구조설계의 문제인지, 실시설계의 문제인지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진구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설계라는 게 구조설계와 실시설계, 이렇게 두부 자르듯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일은 아니다"라며 "구조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을 고려한 설계를 해야 하고 구조설계가 잘돼있다 해도 실시설계 단계에서 놓쳐버리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안전에 대한 고려는 양쪽에서 모두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무량판 구조에 대해서는 "공법 자체는 구조설계에서 이뤄지지만 이 공법 자체의 문제인지, 이를 구체화하는 실시설계 단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도 봐야 한다"며 "철근 비율, 콘크리트 강도 등은 공사비와도 연관된 문제여서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선언적으로 얘기하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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