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잠수복 입고 골프공 15만개 훔친 일당...3000만원 챙겼다

골프장 워터해저드에 잠수복 입고 들어가 바닥에 있는 골프공 건져내는 A씨/사진=제주서귀포경찰서 제공,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밤중에 잠수복과 가슴장화를 착용하고 골프장 워터해저드(물웅덩이)에 들어가 1년 4개월간 골프공 15만개를 훔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이들은 훔친 공을 팔아 수천만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제주서귀포경찰서는 제주지역 골프장에 침입해 물웅덩이에 빠진 골프공을 뜻하는 일명 '로스트볼' 15만개를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씨(60)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공범인 60대 B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최근까지 제주지역 골프장 20여 곳을 돌며 물에 빠진 골프공 15만개를 건져내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가 범행에 사용한 고무장갑과 포대자루 등 도구들. /사진=제주서귀포경찰서 제공,뉴스1

조사 결과 이들은 경비가 느슨한 심야시간에 골프장에 들어가 미리 준비해 간 잠수복과 가슴 장화를 착용하고 골프코스 워터해저드에 들어갔다. 이들은 긴 집게 모양의 골프공 회수기를 이용해 바닥에 있는 로스트볼을 하나씩 건져낸 것으로 파악됐다. 로스트볼은 연습용이나 초보자용으로 찾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2일 서귀포시 모처에서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훔친 골프공을 전문 매입꾼인 50대 C씨와 D씨에게 1개당 200원을 받고 팔아 모두 3000여 만원의 이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C씨와 D씨는 훔친 물건임을 알고도 공을 사들여 흠집 정도와 코팅 상태에 따라 등급을 나눈 뒤 상태가 좋은 공의 경우 10개에 1만원을 받고 되판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골프공을 판 돈을 생활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C씨와 D씨도 장물취득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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