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결함이 곧 매혹이 되는 인간이라는 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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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없이 완벽한 인물은 경외의 마음은 낳을지언정 매혹과 사랑을 촉발하지는 않을 듯하다.
모종의 결함이 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더 쉽게 끌리는 것이 아닐까.
김도훈 전 <허핑턴포스트> 편집장이 <한겨레> 토요판 연재를 거쳐 출간한 <낯선 사람> 은 그렇게 모자라거나 흠결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다. 낯선> 한겨레> 허핑턴포스트>
책에 실린 인물 26명은 나름의 성취와 업적에 못지않게 크고 작은 결함을 그림자처럼 거느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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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김도훈 지음 l 한겨레출판 l 1만6800원
흠 없이 완벽한 인물은 경외의 마음은 낳을지언정 매혹과 사랑을 촉발하지는 않을 듯하다. 모종의 결함이 있는 사람에게 우리는 더 쉽게 끌리는 것이 아닐까. 조금 모자라거나 비어 있는 공간에 사랑은 둥지를 트는 것이리라.
김도훈 전 <허핑턴포스트> 편집장이 <한겨레> 토요판 연재를 거쳐 출간한 <낯선 사람>은 그렇게 모자라거나 흠결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사랑의 고백이다. 책에 실린 인물 26명은 나름의 성취와 업적에 못지않게 크고 작은 결함을 그림자처럼 거느리고 있다. 개중에는 공공의 적으로 불러 마땅한 잘못을 저지른 이도 없지 않다. 지은이가 이 책을 두고 “안티 위인전에 가까울 것”이라고 자평한 것은 그 때문이다.
침팬지 연구가 제인 구달과 비슷한 시기에 고릴라를 연구했던 다이앤 포시는 스스로를 마녀라 부르며 밀렵꾼들과 싸우다가 결국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그러나 그는 고릴라 보호를 위해 현지인들과 과격한 충돌을 마다하지 않았으며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비판을 들었다. 나치 전당대회와 베를린올림픽을 최고의 영상미에 담은 다큐멘터리 감독 레니 리펜슈탈, 서구에 거주하는 무슬림 여성들의 히잡 착용 권리를 주장한 미국 무슬림 힙합 가수 모나 헤이더, 포르노에 가까운 화보 사진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사진작가 테리 리처드슨, 보수 우파를 넘어 극우 극단주의자로까지 치부되는 소설가 미셸 우엘베크… 이렇듯 문제가 많아 보이는 인물들을 지은이가 공들여 소개하고 설명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매력과 결함을 아울러 지니고 있으며, 심연에 가까운 모순투성이의 존재가 곧 인간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우기 위함 아니겠는가.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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