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익명성과 고독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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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 A-Z얼프 퀴스터 지음, 박상미 옮김 l 한길사 l 2만2000원 에드워드 호퍼(1882~1967)는 현대 도시인의 익명성과 고독을 독특한 필치로 형상화한 화가다.
호퍼의 그림은 도시의 흔한 일상 속 장면을 스케치하듯 잡아내는데, 그 일상은 안정적이거나 평화롭기보다는 불안과 고독에 깊게 침윤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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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 A-Z
얼프 퀴스터 지음, 박상미 옮김 l 한길사 l 2만2000원 에드워드 호퍼(1882~1967)는 현대 도시인의 익명성과 고독을 독특한 필치로 형상화한 화가다. 그는 피카소보다 1년 뒤에 태어났고, 피카소와 함께 입체파를 대표하는 조르주 브라크와는 동갑이었지만 화풍은 이들과는 전혀 달랐다. 호퍼의 그림은 도시의 흔한 일상 속 장면을 스케치하듯 잡아내는데, 그 일상은 안정적이거나 평화롭기보다는 불안과 고독에 깊게 침윤되어 있다. 문학으로 치면 미국의 단편 작가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에서 튀어나온 듯한 인물들이 호퍼의 주인공들이다. 여행가방과 구두가 놓여 있는 호텔방 침대 위에 속옷 차림으로 앉아 무언가가 적힌 흰 종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여성(<호텔방>), 밤의 창문 너머로 역시 속옷 차림인 여성의 뒷모습 일부만이 들여다보이는 침실(<밤의 창문>), 영화관 입구에 정장을 입은 채 서서 골똘히 생각에 잠긴 여성 안내원(<뉴욕극장), 한밤의 카페를 찾은 세 손님과 바텐더가 자아내는 불길한 긴장감(<나이트호크>) 등은 호퍼가 포착한 전형적인 풍경들이다.
<호퍼 A-Z>는 26개 알파벳 글자를 키워드 삼아 호퍼의 삶과 작품 세계를 설명한다. 2020년 스위스 바이엘러 재단의 호퍼 전시회를 기획한 큐레이터가 낸 책인데, 서울시립미술관의 호퍼 전시회에 맞추어 번역 출간되었다. 호퍼 부부가 소유했던 승용차 뷰익 로드마스터 1954년형이 호퍼의 그림 <웨스턴 모텔>에 살짝 등장하는 바로 그 차라든가, 뉴욕의 고가 철도 엘 트레인을 타고 사람들을 관찰하고는 했던 호퍼의 취미가 <밤의 창문>을 낳았다는 등의 정보가 쏠쏠하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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