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흔드는 우리아이…혹시 틱장애?

임태균 2023. 5. 5.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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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이상 만성적으로 나타나면 틱장애·투렛장애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일과성 틱장애’ 5~15% 발병
틱은 무의식적인 버릇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신경학적 질환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아이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어깨를 들썩이거나 머리를 흔드는 등 신체 일부분을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킁킁거리는 등의 특정 소리를 내는 것을 틱(Tic)이라 부른다. 보통 무의식적인 버릇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틱증상은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기 어렵다. 1년 이상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틱장애와 투렛장애의 원인과 대처법을 살펴본다.  

◆ 10~20%의 아이들이 겪는 증상

틱은 아이들이 매우 흔하게 겪는 증상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 2~13세 사이 아이들의 10~20%가 일시적으로 틱증상을 보인다. 틱증상이 1개월 이상 지속되는 ‘일과성 틱장애’는 5~15%가 겪는다. 1년 이상 틱증상이 이어지는 ‘만성 틱장애’는 약 1%의 아이들에게서 발생한다.

틱증상은 ▲어깨 들썩이기 ▲얼굴 찡그리기 ▲머리 흔들기처럼 신체를 움직이는 ‘운동 틱’과 ▲헛기침 소리 ▲킁킁거리는 소리 등을 내는 ‘음성 틱’으로 나뉜다. 운동 틱과 음성 틱증상이 모두 1년 이상 발생하는 것을 ‘투렛장애(Tourette’s Disorder)’라 부르며 이 역시 약 1%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난다.

틱은 폭풍이 몰아치듯 갑자기 심해졌다가 며칠 뒤에는 잠잠해지는 양상이 나타나는 등 증상의 정도에 변화가 많고 발생하는 위치도 자주 변하는 게 특징이다. 수일~수개월에 걸쳐 저절로 증상이 생겼다가 없어졌다 하는 경우도 흔하다.

◆ 원인은?

유전적‧환경적 요인과 뇌의 구조적‧기능적 이상 등이 틱의 발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쌍둥이와 가족 연구에서 투렛장애와 만성 틱장애의 유전적 요인에 대한 증거가 제시됐다. 일란성 쌍둥이는 2명 모두 투렛장애가 나타날 확률이 53~56%였고, 만성 틱장애까지 포함하면 77~94%까지 높아졌다. 또 가족 연구에서 투렛장애나 만성 틱장애를 가진 환자의 직계가족이 틱증상을 겪을 확률은 일반인보다 최대 50배가량 높았다.

뇌의 특정 신경회로 이상이 틱증상과 관련된다는 연구결과도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 신경 회로 내의 연결과 각 부위의 상호작용에 혼란이 발생해 운동 증상과 틱증상에 앞선 감정적인 전조증상이 생긴다는 것.

게티이미지뱅크

틱 관련 질환은 흔히 3~7세 무렵 시작돼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며 진행하다가 10~12세 사이에 증상이 가장 심해진다. 이후 사춘기를 거치면서 점차 완화돼 청소년 후기나 성인기에 들면 60~80%의 환자에서 증상이 소실되거나 현저하게 감소한다.

다만 틱증상의 심각도와 경과에 따라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공격적인 행동 ▲분노 폭발 ▲반항적인 행동 ▲융통성 없는 행동 ▲사회적 상호작용 문제 등을 동반할 때는 병원 진료를 꼭 받는 게 좋다. 틱증상을 겪는 아이들은 ▲불안장애 ▲우울장애 ▲편두통 ▲수면장애 등도 일반 아이들에 비해 높게 관찰된다.

◆ 대처법은?

투렛장애와 만성 틱장애 치료에 가장 기본적인 것은 증상을 잘 관찰하는 것이다. 어떤 증상들이 있으며, 시간과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본다. 증상이 경미하고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으면 경과를 고려해 지켜보며 기다릴 수도 있다. 다만 ▲주관적인 불편함이 생길 때 ▲놀림을 받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등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때 ▲우울‧불안‧자존감 저하와 같은 정서적‧심리적 어려움이 발생할 때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만성 틱장애와 투렛장애 모두 증상을 조절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로, 도파민 관련 약물과 노르에피네프린 관련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 주기적으로 증상을 재평가해 약물 용량을 조절하는 게 좋다.

반건호 경희대학교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경희대병원)는 “틱장애가 발견되면 일단 병원 진료를 받고 원인을 찾을 필요가 있다”며 “틱증상의 유발요인 중엔 높은 확률로 스트레스가 있는데 비의료인은 이를 찾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틱은 그냥 내버려둬도 어느 시기가 되면 증상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 점을 이용해 비과학적인 방법을 앞세워 금전적 이득을 취하는 이들이 있다”며 “틱질환은 바라보는 부모들이 더 괴로운 질환이지만 불분명한 방법에 비용을 쓰지 말고 의료 전문가들을 믿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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