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기대・부담감→구단과 선수단 먼저 살폈던 김상식 감독... "감사하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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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과 선수들이 먼저였던 김상식 감독(47)이 전북현대와 동행을 마무리한다.
김 감독은 구단의 사임 발표가 난 직후 자필 편지를 통해 "2023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의 변화와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 걱정도 되는 시즌이라 생각도 했지만, 또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선수들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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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노진주 기자] 구단과 선수들이 먼저였던 김상식 감독(47)이 전북현대와 동행을 마무리한다.
전북은 4일 “김상식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선수단의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최적 임의 후임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라며 김두현 수석코치(41)가 임시 지휘봉을 잡는다고 전했다.
선수~코치~감독으로 15년간 전북에 몸담고 있던 김 감독은 기나긴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2009년 전북에 입단한 그는 플레잉 코치(2013년)~수석코치(2014~2020년)를 거쳐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후임으로 2021년 전북 제6대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오랜 기간 전북과 함께했던 김 감독은 2023시즌 만큼은 표정이 밝지 못했다. 결과로 말하는 프로 세계에서 결과가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10경기를 치른 현재 승점 10에 그치며 전북은 ‘명가’ 구단에 어울리지 않는 10위에 머무르고 있다.
김 감독이 먼저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이를 전한 시점은 지난달 26일 홈에서 대전하나시티즌에 1-2로 패한 후다. 날짜는 29일. 대전과 경기에서 김 감독은 직전 경기(4월 23일, 제주전 2-0 승)에서 거센 항의로 퇴장 당하며 감독 벤치를 지키지 못한 데 이어 홈에서 패해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받았다.
전북은 모기업의 ‘사람은 신중히 대하고 지원은 최대한으로’ 기조 속 김 감독의 사퇴 의사를 한 차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홈에서 또 한 번 강원FC에 0-1로 패하면서 결국 그의 사임을 결정했다.
물러나는 김 감독의 현재 평가는 좋지 않지만, 그의 과거도 함께 지워져선 안 된다.
전북에서 김 감독은 현역 당시 정규리그 우승 2회(2009, 2011), 코치로 신분을 바꾼 뒤엔 6번(2014, 2015, 2017, 2018, 2019, 2020)이나 정상에 올랐다. 이어 감독 신분이었던 최근 2시즌 동안 정규리그와 FA컵 1차례씩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9년부터 이날 동행을 마칠 때까지 김 감독은 무려 9차례 전북의 리그 우승 순간을 함께 한 것이다.
그가 부임 첫 해(2021년)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전북을 리그 5연패에 올려놓은 것은 그중 하이라이트다.
김 감독은 2022시즌 리그 준우승을 한 뒤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올 시즌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더 힘들어하고 있을 선수들을 챙겨 왔다. 팬들에게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 것도 언젠간 다시 제자리를 찾아갈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늘 우승 기대감 속 부담을 최대한 스스로 승화시키고자 했던 김 감독이다.
작별인사 하면서 김 감독은 누구의 탓도 하지 않고 고개 숙였다.
김 감독은 구단의 사임 발표가 난 직후 자필 편지를 통해 “2023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의 변화와 우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출발했다. 걱정도 되는 시즌이라 생각도 했지만, 또한 많은 기대를 가지고 선수들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지만 기대와 달리 지금 현재 전북답지 못한 결과를 만든 점 감독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 그런 책임감을 느끼기에 책임을 지고 감독직을 내려놓는다.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중도에 사퇴하게 된 점,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우리 선수들과 프런트, 응원해 주신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힘줘 말했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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