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수학여행길 집단 저체온증...예보에도 비옷 없이 반바지 등반
[앵커]
며칠 전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 학생들이 한라산 등반을 하다 비를 맞고 단체로 저체온증 증상을 보인 일이 있었죠.
그런데 학교 측이 비 예보가 있었는데도 우비를 숙소에 놓고 갔고, 보온을 위한 복장 통제 역시 허술하게 한 거로 나타났습니다.
학부모들은 선생님들이 안전관리를 너무 안일하게 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양동훈 기자입니다.
[기자]
수학여행 도중 한라산을 오르다 비를 맞고 저체온증 증상을 보인 고등학생들 모습입니다.
반바지를 입고 산을 오른 건지, 담요 아래로 맨다리가 보입니다.
당시 한라산 진달래밭 기온은 영상 9.1도에 불과했습니다.
학생들은 이런 날씨에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쏟아지는 비를 맞아 추위에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학교에서는 만일에 대비해 비옷을 챙겨갔지만, 아침에 날씨가 화창하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나눠주지 않고 숙소에 두고 간 거로 드러났습니다.
당시 기상청은 오후 3시쯤부터 한라산에 비가 올 거로 예측했습니다.
학교에서 안내한 일정표를 보면 한라산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시각은 오후 6시.
학생들이 비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비옷을 챙겨가지 않은 겁니다.
학교 관계자는, '하산할 때쯤 비가 올 거로 예상했다'면서도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는 모순된 답변을 내놨습니다.
학부모들은 비 예보가 있는 상황에 한라산 등반 경험이 없었을 학생들을 인솔하면서 너무 안일한 대비를 한 게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학부모 : 애들은 더울까 봐 미리 그런 생각을 해서 반팔, 반바지를 입고 나온 것 같은데 선생님이라고 하면 성인이기 때문에 분명히 높은 산은 밑에 기온하고 다르다는 걸 알 텐데….]
교육청에서는 안전관리에 왜 문제가 생겼는지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충남교육청 관계자 : 이번 제주도 한라산 등반과 관련해 학교의 준비 및 대응 상황을 엄중하게 생각하고 철저하게 조사 후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입니다.]
다행히 저체온증 증상을 보였던 학생 14명과 선생님 1명은 모두 건강을 회복한 거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설마' 하는 사고가 언제든 반복될 수 있습니다.
YTN 양동훈입니다.
YTN 양동훈 (yangdh01@ytn.co.kr)
촬영기자 : 도경희 전대웅
그래픽 : 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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