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재형 "결혼? 겁내지마, 정말 좋다"[일문일답]

강운지 인턴 2023. 5. 5.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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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동네놈들' '미남재형' 활동 병행
"런닝·반바지는 그냥 옆에 있던 옷"
"배우자 만나게 해달라 기도…이뤄졌다"
"2만5000원 실반지로 청혼…당시엔 참담"
"배구 선수 출신, 유재석 보고 모델 도전"
"청담동 지하실서 합숙하며 연기 배워"
"못 먹어서 폐결핵 걸려…군대 늦췄다"
"'재밌게 산다' '남자 망신' 반응 갈려"

[서울=뉴시스]지난달 17일, 유튜브 채널 '미남재형'과 '동네놈들' 활동을 병행하는 개그맨 정재형이 중구의 한 미팅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2023.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제 영상을 보고 괜히 겁을 먹으면서 '결혼하기 싫다'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결혼하면 정말 좋아요"

최근 쇼츠를 통해 폭발적인 채널 성장세를 기록 중인 유튜버 '미남재형(본명 정재형)'의 말이다. 정재형은 2012년 슈퍼모델, 2013년 SBS 공채 개그맨이라는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이며, 구독자 153만명을 보유한 '동네놈들' 유튜브 채널의 일원, 그리고 세 아이의 아빠다.

뉴시스는 지난달 17일, 정재형과의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터 활동과 '진짜 유부남의 삶' 등에 관해 물었다.

채널명 '미남재형'은 '미친 완벽 유부남 정재형'의 줄임말이다. 소위 '아내에게 잡혀 사는 유부남' 콘셉트다. 아내가 묻기도 전에 모든 일을 완벽히 해 놓는 듯 보이지만, 놓친 부분이 하나씩 드러나며 결국 아내에게 혼쭐이 나는 게 영상의 웃음 포인트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아내와의 첫 만남을 '기도로 이뤄졌다'고 표현했다. 그는 "내 2018년 기도 제목이 '배우자를 만나게 해 달라'였는데, 진짜 아내를 교회에서 만나게 됐다"며 "'여자 정재형'을 보는 것 같았다. 나와 너무 비슷하고 말도 잘 통했다"고 회상했다.

아내에게 청혼하던 당시 정재형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어느 금은방에서 얇은 실반지를 2만5000원에 사서, 폴킴 노래 틀고, 손 그림 만화를 보여주면서 무릎을 꿇고 청혼했다"면서 "아내는 마음을 고맙게 여긴 것 같던데, 나는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고백했다.

"고등학교 때까진 배구 선수였는데, 배구를 그렇게 잘하진 못했어요. 조심스럽게 모델에 도전했지만 모델로서도 특출나지 않았죠"

배구 선수에서 모델, 그리고 개그맨까지. 유튜버 중에서도 손에 꼽히게 특이한 이력을 가진 그다. 연기 학원에서 1~2년간 합숙을 하며 훈련한 경험도 있다. 그는 "당시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서 폐결핵까지 걸렸다. 완치하느라 군대도 늦게 갔다. 그 경험이 어떻게 보면 지금의 자양분이 됐다"고 밝혔다.

미남재형 채널의 시청자 반응은 확연히 양쪽으로 갈린다. '재밌게 산다' '나도 결혼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뭐 저렇게 사냐' '남자 망신이다'라는 비판도 나온다는 설명이다. 정재형은 이에 대해 "보면 그냥 웃기다. 물론 과장이 섞였고 판타지이긴 하지만, 현실이 많이 녹아 있는데…"라면서 말을 줄였다.

그러면서 결혼을 앞둔 사람에게 뼈있는 조언을 전했다. "결혼하기 전에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하고 싶은 거 다 하라.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고 말이다.

[서울=뉴시스]지난달 17일, 유튜브 채널 '미남재형'과 '동네놈들' 활동을 병행하는 개그맨 정재형이 중구의 한 미팅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2023.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아래는 미남재형과의 일문일답.

-지난달 2일 구독자 14만명 달성 기념 영상을 올린 이후. 약 2주 만에 구독자 20만명을 돌파했다. 소감이 어떤가.

"일단 나는 기독교인이다. 정말로 하나님이 도와주셨다. 올해 안에 개인 채널 구독자 20만 명을 목표로 잡았었는데, 진짜로 이루어질 줄은 몰랐다. 사실 올해 1월1일부터 '슬램덩크' 콘텐츠를 제작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올렸는데 처참하게 실패하더라. 어떻게 보면 내 계획이 다 무너진 거다. 어려운 와중에 진짜 힘 다 풀고 쇼츠를 찍어서 올렸는데, 그게 이렇게 반응이 터졌다."

-영상 편집은 어떻게 이뤄지나.

"오늘도 하고 왔다. 아이들이 밤 11시~12시에는 무조건 자기 때문에 그때부터가 내 시간이다. 보통 편집을 시작하면 3시간 정도 엄청나게 집중해서 한다. 사람들의 집중을 단 0.01초도 끊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

-런닝이 고정 복장인 이유가 있나. 정말 현실 반영인가.

"진짜로 찍을 때 그냥 옆에 보인 옷이 런닝과 반바지였다. 성경 내용을 빌리자면, '모세의 기적'에서 모세도 홍해를 가를 때 옆에 놓여 있던 지팡이를 들었다. 나도 옆에 있는 옷을 그냥 집어서 입었더니 '갈라졌다'."

-'유부남의 결혼 전후' 영상이 조회수 750만회를 돌파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나도 놀랐다. 2012년 슈퍼 모델 출신 아닌가.

"그렇다. 사기 아니다. 사실 여러 가지 개인사가 겹치다 보니 나를 관리할 시간이 없었다. 내가 폭삭 늙은 걸 보고 '절대 결혼하지 말아야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외모적인 부분을 내려놓고 우리 아이들이나 타인을 위해 사는 게 훨씬 더 값지고 행복하다는 걸 안다. 또 그걸 아는 사람들은 댓글을 남긴다. '저렇게 마음을 편하게 먹는 게 훨씬 좋다'고."

-댓글 중에는 '아내를 얼마나 사랑하면 출산까지 대신했냐'는 내용도 있었다.

"진짜 배가 언제부터인가 계속 나온다. 단백질 셰이크를 잘못 먹은 것 같다. 단백질이 이상하게 배에 쌓인다. 큰일이다."

-사실 '외모가 많이 변했다'는 사실을 스스럼없이 공개하는 건 쉽지 않다. 일반적인 사람들에겐 다소 모욕적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내용 아닌가.

"누군가 날 꿰뚫어 보고 남긴 댓글이 있다. '저 형은 잘생겨 봤기 때문에 상관없다'였다. 정확하게 봤다. 부연하자면 스스로 약간 '훈남' 축에 속한다고 생각은 하는데, 내 슈퍼모델 선배가 배우 강동원이다. 또 모델 김영광, 이수혁과 함께 쇼에 선 적도 있다. 그분들과 비교하면 처참하다. 사실 그때 외모에 대한 상처도 많이 받았다. 내가 살이 빠지면 어깨가 좁아지는데 머리뼈는 그대로 남아 있다. 모델 에이전시에서 많이 듣던 얘기가 '머리가 왜 이렇게 커'였다."

-그래도 이성에게 인기가 정말 많았을 것 같다.

"일단은 나이대가 좀 있으신 아주머니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70~80년대 옛날 미남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잘생겼다'와 '느끼하다'로 호불호가 명확히 갈렸다. 아내는 나 같은 아랍 쪽 외모의 사람을 좋아한다. 손흥민의 전 동료 중에 델리 알리라고 있는데, 그 사람 잘생겼다고 하더라."

-2018년에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결혼으로 인생 역전했다'고 말한 걸 봤다. 5년이 지난 지금, 소감은 어떤가.

"질문이 날카롭다. 사실 신혼 때는 다들 그러지만, 한 1~2년간은 정말 많이 싸웠다. '이게 행복해지려고 한 결혼인가'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어떤 목사님이 설교 중에 '결혼은 행복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이 같이 성스러워지기 위해 합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그게 맞는 것 같다.

지금은 아내와 회의할 때나, 영상을 찍을 때 '척하면 척' 서로 합이 맞는다. 내가 아내와 결혼한 이유 중 하나가 '말이 잘 통해서'였다. 과거에 소개팅도 많이 해 봤고 나 좋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말이 안 통하더라. 아내 역시 연애를 많이 해 봤지만 말 안 통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처음 만났을 땐 어땠나.

"내 2018년 기도 제목이 '배우자를 만나게 해 달라'였는데, 진짜 아내를 교회에서 만나게 됐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계속 마음이 갔다. 그냥 '여자 정재형'을 보는 것 같았다."

-성격이 비슷했다는 말인가.

"맞다. 되게 엉뚱하고 웃긴데 자기가 웃긴 걸 모른다. 그러면서 자존감이 다소 낮은 모습도 있었는데, 나도 그렇다."

-영상에서도 아내 분의 '조용한 예능감'이 돋보인다. 개그계 관련 인물이 아니라는 게 신기했다.

"맞다. 아내가 실제로도 사람들과 애기하면 다들 빵빵 터진다. 오히려 나는 사석에서 나서는 스타일의 개그맨이 아니어서, 평소에는 오히려 말이 없고 진지하다."

-혹시 프러포즈는 어떻게 했나.

"당시 개그맨이었지만, 근근이 공사장 일을 하며 월 50~60만원 벌고 그마저 핸드폰비와 카드값으로 다 나가던 시절이었다. 그때 아내가 '유람선에서 프러포즈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흘리더라. 받고 싶다는 거다.

그때 수중에 5만원 정도 있었다. 웃어도 된다. 그걸 들고 종로였나 동대문이었나, 지하에 있는 금은방을 갔다. 정말 얇은 실반지가 3만5000원이었는데 그걸 2만5000원 정도로 깎았다. 조그만 초록 큐빅 비슷한 이상한 게 하나 박혀 있었다. 실반지를 사고 유람선을 예약해서, 굳이 또 한강 가는 척을 하면서 유람선에 탔다.

그리고 종이를 쫙 넘기면서 그림을 움직이게 만드는 거 있지 않나. 내가 손 그림을 좀 그리는 편이다. 아내와 만났던 시점의 상황을 그림으로 그려서 쭉 보여줌과 동시에, 핸드폰으로 폴킴 노래 틀어놓고, 실반지를 꺼내서 무릎을 꿇고 꽃다발과 함께 줬다.

그때 유람선에 사람들이 한 10명 정도 있었다. 진짜 아무도 관심 없었는데 딱 한 커플이 우리를 원숭이 보듯이 보면서 '호우…' 이러고 박수 한번 쳐줬다. 아직도 기억난다. 아내는 그래도 좋아하면서 받아줬다. 마음은 고맙게 여긴 것 같던데, 참담했다. 사실은 아내가 나를 먹여 살릴 마음으로 결혼한 거다."

[서울=뉴시스]지난달 17일, 유튜브 채널 '미남재형'과 '동네놈들' 활동을 병행하는 개그맨 정재형이 중구의 한 미팅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2023.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2013년 S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하고 솔로 코너 '우주스타 정재형'도 있었는데, 금전적으로 힘들었던 이유가 뭔가.

"사람들은 'TV에 나오면 돈 잘 버는 거 아니냐'고 얘기하는데, 그렇지 않다. 당시 급여가 한 주당 33만원. 편의점 알바보다 못했다. 많이 벌면 월 150만원 벌고, 차도 없는 뚜벅이 생활을 거의 33살까지 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개그맨이 그렇게 힘들었다."

-개그맨·개그우먼이 유튜브로 활동 무대를 옮기고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 미디어 환경 변화가 개그계에 활력을 불러일으킨 것 같은데, 이에 동의하나.

"적극 동의한다. 물론 방송국 PD님들도 커리어와 감이 있으시지만, 개그는 개그맨 본인의 머리에서 나오고, 본인이 웃긴다고 생각해야 재밌다. 그런데 그게 누군가에 의해 재단되다 보면 자신감도 없어지고, 처음에 생각했던 그림대로 전달이 안 된다. 사실상 개그 프로그램이 가진 일종의 한계다."

-방송과 유튜브의 차이라고 봐도 되겠나.

"그렇다. 유튜브는 검열이 없는 '날 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있을 수 있지만, 자기도 모르게 무지한 말을 해서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것 같다."

-콘텐츠에서 사회적으로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게 되지 않을지, 고민이 많을 것 같다.

"맞다. 동네놈들 활동을 하면서도 많이 느꼈지만, 사람들이 굉장히 민감하다. 하나의 콘텐츠를 가지고도 받아들이는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동네놈들의 구독자 수가 100만명이 넘어가고 나서는 너무 조심하게 되더라.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추려다 보니 점점 위축되기도 했다."

-미남재형 콘텐츠를 만들 때는 아내와 회의를 하나.

"맞다. 나는 남자니까, 평소에 쉽게 뱉지 못하는 말과 생각을 대본으로 만들고 '어떻게 느껴지냐'고 묻는다. 그럼 여자인 아내가 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건 좀 아닌 것 같다. 여자로서 기분 나쁠 것 같다'며 일정 부분을 커트한다. 한 번씩 놓치는 게 나올 수 있지만, 최대한 아내의 말을 듣고 있다."

-스스로 '개그맨'과 '크리에이터' 중 무엇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나.

"'크리에이터'라는 말도 좋은 것 같다. 창작을 해내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개그맨이라는 단어는 점점 사라질 것 같다. 왜냐면 '공채 개그맨'이라는 시스템도 이제 없고, 무대도 없다. 최근 '닛몰캐쉬'나 '일오팔'처럼 끼 있고 창의적인 분들이 나오는데, 그런 분들은 결국 유튜브나 틱톡에서 승부한다."

[서울=뉴시스]지난달 17일, 유튜브 채널 '미남재형'과 '동네놈들' 활동을 병행하는 개그맨 정재형이 중구의 한 미팅룸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2023.05.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혹시 MBTI가 어떻게 되나.

"INFP다. 생각 많고, 망상 많고, 소심하고, 안 좋은 거 다 있다. 이렇게 태어났는데 뭐 어쩌겠나."

-어렸을 때부터 무대에 서길 좋아하는 성격이었나.

"고등학교 때까진 배구 선수였다. 그런데 배구를 특출나게 잘하진 못했다. 키가 크니까 억지로 붙잡혀서 했다. 사실 그때도 사람들 웃기는 걸 좋아했고, 꽤나 웃겼다. '쟤는 개그맨하면 좋겠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때 존경하던 배우 출신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분이 내게 '너는 모델을 하면 잘할 것 같다'고 하더라. 그게 너무 꽂혔다. 나중에 배구로 대학을 진학한 후에 그 선생님의 말이 다시 생각났다. 당시 마음속으로 제일 동경했던 사람이 유재석이었다. '저렇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조심스럽게 모델에 도전한 거다."

-그럼 그 상태에서 개그맨을 결심한 이유는 뭔가.

"모델로서도 그렇게 그다지 특출나지 못했다. 내 한계를 알았기 때문에 '뭔가 다른 무기가 있어야겠다' 생각해서 연기를 배웠다."

-연기까지 배웠다고.

"되게 이상한…청담동의 어느 지하실에서 사기꾼 같은 선생님한테 배웠다. 좁은 학원에서 1~2년을 거의 합숙하듯이 지냈다.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해서 폐결핵까지 걸렸다. 어느 날 일어났는데 갑자기 입에서 피가 나오는 거다. 완치하느라 군대도 늦게 갔다. 그 경험이 어떻게 보면 자양분이 됐다. 스스로의 연기에 대해서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내 꿈은 짐 캐리다. 표정을 쓰는 방법이나, 에너지 같은 게 내가 너무 좋아하는 코드다."

-슈퍼모델부터 미남재형까지, 흔치 않은 도전을 이어 왔다. 원동력이 뭔가.

"포기하지 않는 거다. 계속 도전의 반복이다. 너무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았는데, '하나님이 도와주셨다'고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그냥 그 힘으로 버텨왔다. 대개 사람들은 날 무모하다고 생각한다. 신인 때도 그렇고, 사실 많이들 비웃었다. 아무도 나와 콘텐츠를 함께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끝까지 붙들고 부딪혀서 '우주스타 정재형' 코너가 나왔다. 그런 경험과 작은 성공을 바탕으로 계속 도전하는 중이다."

-미남재형의 콘텐츠가 '먹힌' 이유는 무엇일까. 같은 유부남들의 공감대일까.

"그런 것 같다. 댓글을 보면 '누가 내 집에 CCTV 설치해 놨나' '나만 이러는 줄 알았는데 다 이러는구나' 이렇게 공감해 주신다. 그리고 요즘엔 여성 구독자가 많이 늘었다. '우리 남편이 이랬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사실 그런 콘텐츠를 올릴 때마다 남자들에게 미안하다. 콘텐츠 원제목이 '남자의 적'이었다. 배우 최수종과 차인표 같은 사람들. 솔직히 그런 남자가 어디 있나. 미남재형도 잘생겨서 미남재형이 아니라 줄임말이다. 처음에는 '미친 매력의 남자 정재형'이었는데 지금은 '미친 완벽 유부남'이다.

여자들에게는 '이런 남자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남자들에게는 한 번씩 내가 아내를 디스할 때 '나도 저렇게 말하고 싶은데, 통쾌하다'고 느끼게 하는 거다. 편가르기를 하는 건 절대 아니다."

-성공적으로 '남자들의 적'이 된 것 같나.

"'재밌게 산다' '나도 결혼하고 싶다'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괜히 겁을 먹으면서 내게 총구를 겨누는 사람들도 있다. '저렇게까지 살아야 되나' '이걸 보면 결혼하기 싫다'고 하더라. 그런데 결혼하면 정말 좋다.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결혼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될까' 고민을 하고 있다."

-주 시청자의 연령대와 성별은 어떤가.

"25~34세 남성이 제일 많다. 전체적인 성별 비율은 남녀 6:4 정도고, 대부분 젊은 층이다. 특히 결혼을 생각하는 사람들과, 막 결혼한 사람들이 많다. 또 요즘 40~50대도 많이 유입되는 추세다."

-댓글 창에 간혹 '결혼하면 저렇게 된다'며 연륜 있는 말투를 구사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분들이 40~50대 층이라고 보면 되나.

"맞다. '저렇게 져주는 게 맞다. 그래야 가정의 평화가 유지된다'고 하시는데,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 거다. 근데 그걸 모르는 미혼 분들이나, 여자들을 휘어잡으려 하는 고지식한 느낌의 분들에게는 '뭐 저렇게 사냐' '남자 망신이다' 이런 의견도 나온다. 보면 그냥 웃기다."

-'이게 현실인데' 이런 건가.

"그렇다. 과장도 있고 판타지이긴 하지만, 현실이 많이 녹아 있는 건데."

-이제 가정의 달 5월이다. 아이를 갖는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정말 행복하다. 내 첫째 딸이 너무 이쁘다. 딸도 나를 너무 좋아한다. 완전히 아빠 껌딱지다. 그냥 보면서 너무나 좋다. 이렇게 아기한테 받는 행복이라도 없었으면 삶이 너무 피폐하지 않았을까."

-결혼을 앞둔 사람들에게 특별히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최대한 혼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걸 다 해 봐라. 여행도 다니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결혼해라. 그래야 후회가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아내에게 한마디를 전한다면.

"정말 많이 고생했다. 세 아이까지 도맡아 키우게 됐고…원래는 내가 전업주부가 돼야 했었는데. 진짜 열심히 해서 우리 한강 보이는 자이 아파트로 이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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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지 리포터(kuj010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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