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측 尹에 약속한 반도체 배려 이행, 한미일 반도체 동맹으로

조선일보 2023. 5. 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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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중국 공장에 첨단 반도체 장비를 계속 반입할 수 있게 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 정부가 1년 유예 조치를 1년 더 연장한다는 것이다. 중국 공장에서 낸드 반도체의 40%, D램 반도체 50%를 생산하고 있는 삼성전자·하이닉스로선 다행이다. 미국의 예외 인정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 방미 때 미 정부가 약속한 것을 이행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윤 대통령 방미에서 미국은 차세대 반도체 연구 개발 기지인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에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도 참여시키겠다는 선물을 내놨다. NSTC는 미래 반도체 산업을 주도할 새 기술, 새 표준의 산실이 될 기관이다. 윤 대통령 방미 때 미국 반도체 소재·장비 기업 2곳이 한국 투자를 신고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반도체 업체가 미국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짓고, 미국의 장비 기업들이 한국 내 반도체 클러스터에 입주하는 협력 모델이 그려진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기업·국가 간 경쟁 구도를 넘어 국가 연합 간의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대만 TSMC는 일본과 손 잡았고, 일본 기업들은 미국과 제휴하고 있다. 이 구상이 진전되면 미·일·대만 반도체 삼각동맹이 공고해질 것이다. 우리도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수도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가진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를 적극 유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미국 NSTC와 같은 연구개발 센터를 만들고 일본의 반도체 기업, 연구기관을 참여시켜 한일 반도체 R&D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모델도 검토해야 한다.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미일 반도체 삼각 동맹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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