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마지막 빙하기에 와있는 듯…섬세함에 압도되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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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그린 라파엘 요크텡과 글을 쓴 하이로 부이트라고가 그림책을 만들었다기보다 '한 세계를 창조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그림책은 지금부터 3만여 년 전,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 갈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동물과 맹수, 눈보라와 산사태 등 빙하기의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원시 인류가 살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들소떼와 땅늘보가 들판에서 나뭇잎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한 무리의 원시 부족이 들소 사냥을 시작합니다. 그들은 나무와 돌로 만든 도구로 거대한 들소와 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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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옮김 /1만7500원 /지양사
그림을 그린 라파엘 요크텡과 글을 쓴 하이로 부이트라고가 그림책을 만들었다기보다 ‘한 세계를 창조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책을 거듭 펼쳐본다. 부드럽게 보는 이를 압도하는 그림은 세밀하고도 크다. 자! 이제 빙하기로 떠나자.
그림책 ‘빙하기_그날 이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를 펼치면 이런 문구를 만난다. “이 그림책은 지금부터 3만여 년 전,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 갈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거대한 동물과 맹수, 눈보라와 산사태 등 빙하기의 혹독한 자연환경에서 원시 인류가 살아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들소떼와 땅늘보가 들판에서 나뭇잎을 뜯어먹고 있습니다. 한 무리의 원시 부족이 들소 사냥을 시작합니다. 그들은 나무와 돌로 만든 도구로 거대한 들소와 싸워야 합니다.”
그 뒤로는 글씨가 사라진다. 글씨가 단 한 자도 올라가 있지 않은 그림이 잇따라 나온다. 그림은 보는 이를 구석기인이 살던 빙하기 말기로 단번에 데려갈 만큼 힘 있고 아름답다. 촘촘한 털과 선하고도 긴장된 눈빛을 지닌 들소떼가 들판을 달린다. 거대한 땅늘보가 나뭇잎을 먹는 장면에 와선 풀숲에 숨은 사람이 보인다. 구석기인들이다. 지금보다 훨씬, 훨씬 거대했던 그때의 짐승을 잡는 데 실패한 구석기인의 무리는 정처없이 집과 음식을 찾아 떠돈다.
이들은 스밀로돈(최대 몸무게 400㎏, 송곳니 길이 20㎝)이나 파라케라테리움(어깨높이 5.5m, 몸길이 9m, 몸무게 17~20t의 초식동물) 등의 거대 포유류를 비롯한 갖가지 동물을 만나 그들을 사냥하거나 그들에게 먹힌다. 이 그림책 속에 작아서 눈에 잘 안 띄는 소녀가 한 명 나온다. 소녀는 식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유심히 본다. 모닥불을 피워놓은 어느 동굴 안에서 소녀는 숯과 꽃으로 벽에 그림을 그린다. 동굴벽화다. 인간이 한 단계 올라서는 순간이다. 바로 이날 이후,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책 뒤쪽에는 우주와 지구 탄생, 인류 탄생과 진화, 구석기 인류의 삶, 동굴벽화의 중요성에 관해 간명하게 설명해 두어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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