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압박받던 아이에게 찾아온 요정 外

박현주 책 칼럼니스트 2023. 5. 5. 03: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압박받던 아이에게 찾아온 요정

나의 진짜 가짜 친구, 틀려씨- 로베르타 파사노티 글 /아릴리사코트로네오 그림 /음경훈 옮김 /라임/1만1000원


칭찬에 인색하고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들을 밀어붙이는 아빠, 독불장군 아빠에게 시달려 만성 우울과 신경쇠약으로 마음의 여유가 없는 엄마. 아리고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 인정받기 위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고립감을 느끼는 어린이.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들시들 말라가던 아리고에게 괴짜 요정 틀려 씨가 찾아왔다. 아리고는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틀려 씨를 만나 강박에서 서서히 벗어난다.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화.

# 들풀의 생명력을 주목하라

틈만 나면- 이순옥 그림책 /길벗어린이 /1만9500원


2017, 2018, 2022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선정, 2022 중국 천보추이 ‘국제아동문학상’ 수상 등 세계에서 주목받는 이순옥 작가의 그림책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풀의 생명력에 주목하고, 들풀처럼 뿌리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안부를 건넨다. 책을 펼치면 갈라진 시멘트 사이로 초록 잎이 흔들린다. 딱딱하고 거친 아스팔트, 잿빛 하수구, 지붕 위, 맨홀 덮개의 작은 틈까지 들풀이 자라고 있다. “어디라도 틈만 있으면 나는 활짝 피어날 수 있어!” 힘찬 생명력이다.

# 몬테소리 놀이로 배우는 과학

과학개념을 익히는 몬테소리 자연놀이- 마자 피타믹 지음 /오광일 옮김 /유아이북스 /1만8000원


모래밭은 아이들이 창의적인 활동을 하기에 좋다. 모래의 질감과 촉감에 흠뻑 빠진 아이들은 놀라운 협응력과 건축 능력을 보여 준다, 팽이놀이를 하는 동안에는 팽이의 회전을 통해 ‘각운동량’이라는 과학 개념을 설명할 수 있다. 팽이가 돌아가는 동안 색 무늬에 무슨 일이 생기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는 실험이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즐기고 배울 수 있도록 몬테소리의 다양한 교육법 중 자연놀이와 과학놀이를 소개했다. 놀이로 체험하는 동안 ‘과학은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은 사라진다.

# 나태주 시인과 딸이 엄선한 시

이쁘다- 나태주 시, 나민애 엮음 /열림원어린이 /1만4000원김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 2021학년도 대학 수능에서 필적 확인 문구로 사용된 나태주의 시 ‘들길을 걸으며’의 한 구절이다. 읽는 순간 따뜻한 위로를 준다. 나태주 시인이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쓴 시를 이 시집에 엮었다.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위주로, 나태주와 딸 나민애 서울대학교 교수가 함께 엄선했다. 아버지의 시를 읽고 그 옆에 놓인 평론가 딸의 짧은 글을 더해 읽으면 시가 마음속으로 잔잔히 스며든다. 동시이지만 시인이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쓴 시는 어른도 감싸 안는다.

# 최지환 클래식 명강의가 한 권에

이토록 클래식이 끌리는 순간- 최지환 지음 /북라이프 /1만8000원


클래식 음반 컬렉터 겸 칼럼니스트 최지환이 클래식 입문자와 애호가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명곡 28곡을 엄선했다. 깊이 있고 품격 있는 해설과 클래식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 난 매혹적인 저자 최지환의 명강의를 한 권으로 만나볼 기회다. 알던 곡은 새롭게 들리고, 모르던 곡은 절로 들어보고 싶어지도록 다양한 매력의 명연주로 구성했다. 저자가 선별한 QR코드를 통해 서로 다른 연주자별로 연주되는 불멸의 명곡을 비교 감상해 보길 추천하고 있다. 음악을 듣는 동안 클래식이 지금까지 알고 있던 ‘엘리트 예술’이 아니라 감정의 예술임을 느끼게 된다.

# 타이레놀은 우연히 발견됐다?

분자조각가들- 백승만 지음 /해나무 /1만8500원


코로나19는 대중의 머릿속에 ‘화이자’ ‘얀센’ 등 백신 제약회사 이름을 남겼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신약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신약 개발의 최전선에서 연구 활동을 하는 과학자가 새로운 약이 창조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조제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잘못된 약물이 전달되면서 해열 효과가 발견돼 탄생한 해열진통제가 타이레놀이다. 체내 혈당을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아메리카독도마뱀 호르몬은 당뇨병치료제에서 비만치료제로 개발됐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분자 조각가는 신약을 개발하는 의약화학자(medicinal chemist)이다.

# 문어와 할머니의 특별한 우정

아쿠아리움이 문을 닫으면- 셸비 반 펠트 장편소설 /미디어창비 /1만8000원


“인간들. 대체로 멍청하고 어리석다. 하지만 한번씩 놀랍도록 똑똑한 생명체가 되기도 한다.” 인간의 비밀을 꿰뚫는 거대태평양문어 마셀러스가 사는 아쿠아리움에는 성실하게 일하는 야간 청소부 할머니 토바가 있다. 토바는 어느 날 온몸이 전선 더미에 뒤엉킨 문어를 구조한다. 둘에게 특별한 우정이 싹튼다. 아쿠아리움이 있는 마을 소웰베이에는 녹록지 않은 인생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까칠하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문어와, 상대를 깊이 배려할 줄 아는 할머니가 그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