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 뉴스 앵커 조수빈, 시사 토크 ‘강적들’ MC로 변신
“99℃의 물이 끓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1℃의 역할을 해내겠습니다.”
암흑처럼 새까만 스튜디오에 새빨간 의상을 입은 조수빈(42) MC가 조명을 한껏 받고 있었다. TV조선 시사 토크 쇼 ‘강적들’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강렬한 색상의 대비. 오는 6일 밤 9시 10분 방송되는 TV조선 시사토크쇼 ‘강적들’에서 새 진행자로 나선 그는 3시간 넘는 녹화 시간 내내 야무지고 당찬 목소리로 스튜디오에 활력을 더했다. 그는 “민심의 향배를 ‘센’ 목소리로 짚어내는 ‘강적들’ 패널의 열기를 최대한 끌어올려 폭발력 있게 전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5년 KBS 공채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한 조수빈 MC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KBS 9시 뉴스를 진행했다. 불과 4년 차 아나운서 시절에 공영방송 메인 뉴스 진행을 맡으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2019년 홀연히 프리를 선언하고 KBS를 떠났다. “방송국 소속일 때는 ‘주어진 일을 열심히 잘해내자’는 생각이 강해서 제가 그 프로에 왜 필요한지, 사람들이 나를 왜 찾는지 진득하게 고민할 여유가 없었죠. 하지만 프리랜서로 독립한 이후 스스로 일을 찾다 보니 ‘내가 쓰이는 곳이 바로 내 일이구나’ 하는 깨달음이 생기더군요.”
프리로 독립한 2019년 말부터 종편 채널 뉴스 진행을 하면서 개인 유튜브 ‘조수빈 TV’도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방송 환경을 직접 겪으면서 1인 미디어들까지 가세한 ‘정글’의 한가운데로 뛰어든 것. 주로 경제와 라이프스타일, 자기 계발 등을 콘텐츠로 삼았고, 현재 10만 구독자를 눈앞에 두고 있다. “앵커이자 작가, 프로듀서를 동시에 해보면서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전엔 진행만 했다면 이젠 제작자의 입장도 이해하게 됐다고 할까요. 제가 좋은 것만 정답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무얼 좋아하고 무얼 원하는지 새삼 깨우치게 되었습니다.”
공영 방송 앵커 출신으로 뉴스를 진행하고, 종편 채널 뉴스 진행자에 이어 1인 미디어에도 도전한 그는 여느 방송인들과 결이 다른 셈이다. “‘강적들’ 제작진이 제 이런 모습을 남다르게 보신 것 같아요. 저는 5개월짜리 프로그램도 즐겁게 했고, 몇 년간 쉼 없이 달리며 9시 뉴스 자리에도 앉아봤지요. 하루가 달라지는 방송 환경에서 ‘강적들’처럼 10년 넘게 시사 토크쇼로 장수하며 화제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것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느낍니다.” 그는 ‘강적들’의 원조 MC인 김성경 아나운서에 대한 감사의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여성 MC가 시사토크쇼를 이끄는 게 거의 전무한 방송가에 1회부터 10년간 자리를 지킨 선배가 있었기에 저도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부는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 나선 그의 선택을 두고 “정계로 진출하기 위한 디딤돌 아니냐”는 해석도 있었다. 지난해 국민의 힘 공천 후보로 올랐다는 억측 보도도 있었다. 그는 한마디로 잘라 부인했다. “모두 실체 없는 얘기고, 저한테 아무런 제안도 없었어요. 저는 정말 방송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사람이고 오로지 방송의 힘을 믿거든요.”
좌우의 대립이 민감한 시대,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로서 그는 어떻게 중심을 잡을까. “제 이력을 보면서 어떤 분들은 저한테 보수 성향이라 하고, 또 다른 쪽에선 ‘가짜 보수’라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때마다 미국 폭스 뉴스의 앵커였던 메긴 캘리의 인터뷰 답변으로 대신합니다. 저는 그 어느 쪽도 아닌 ‘독립적(independent)’인 주체입니다.”
그가 생각하는 진짜 ‘강적들’은 누구일까. “정말 무서운 사람은 온화함 속에 날카로움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센 척 하는 사람이 알고 보면 가벼운 경우가 적지 않죠. 또 부드러움이 빠진 카리스마는 곧 질리고 식상해져서 싫어요.” 그는 “여전히 꿈이 있다”고 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갖고 오랫동안 방송을 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전문적으로 하는 프로그램 MC도 맡고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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