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엿장수 징계’에 내부 불만… “짤짤이 최강욱은 왜 두나”
더불어민주당의 ‘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당사자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했지만,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가 자체 진상 조사는 포기하고 사실상 손 놓고 있다가,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되자 윤·이 의원을 탈당시키는 과정에서 “아무 기준도 없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4일 통화에서 “돈 봉투 사건 파장을 감안하면 윤·이 의원의 탈당은 불가피했다고 본다”면서도 “최근 수사받고 재판 다니는 의원들은 다 남아 있는데, 최소한의 절차와 명분도 없이 윤·이 의원만 쫓아낸 게 문제”라고 했다. 다른 의원도 “누구는 방탄이고 누구는 탈당시키나, ‘시스템 정당’이라더니 이게 뭔가”라고 했다.
논란 의원에 대한 민주당 처분은 그때그때 달랐다. 민주당은 작년 12월 ‘6000만원의 뇌물 및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노웅래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야당 파괴 수사”라며 부결시켰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예상되는 시점이라, 민주당이 노 의원 방탄에 나섰다는 말이 나왔다.
실제로 2개월여 뒤 검찰이 이 대표에게 ‘4895억원 배임, 133억원 제3자 뇌물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민주당은 “정적 제거 수사”라며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이 대표가 기소되자 당무위를 열어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무력화하기도 했다. 당무위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기동민·이수진(비례) 의원에 대해서도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면죄부를 줬다.
민주당은 작년 4월 동료 의원에게 성적 발언을 한 뒤 ‘짤짤이 거짓말’로 변명해 논란이 된 최강욱 의원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최 의원이 재심을 신청하자 사건 발생 1년째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사실상 무(無)징계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1년째 깜깜 무소식인데, 민주당은 ‘짤짤이 정당’으로 남을 건가”라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돈 봉투 의혹에서는 사건이 처음 불거진 지 한달여 만에 송영길 전 대표와 윤·이 의원 모두가 떠밀리듯 탈당하는 상반된 결과가 나온 것이다.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는 “모두에게 동일한 원칙이 적용되고 있느냐”는 문제 제기가 거듭 나왔다고 한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당 지도부 인사들이 직접 윤·이 의원의 탈당 결단을 촉구했다는데, 이건 당 지도부가 이번 사건을 ‘적당히 덮고 넘기겠다’는 심산 아니겠느냐”며 “이것 때문에 분노한 의원들이 많다”고 했다.
윤·이 의원이 탈당했지만 지금이라도 민주당이 자체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됐다. 이상민 의원은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제가 있으면 조직이 먼저 나서서 진상 조사 하고 자체 정화 기능을 발동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라며 “여러 번 얘기해도 (당 지도부가) 듣는 둥 마는 둥 해 매우 못마땅하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당 지도부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에 진상 조사에 미온적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에는 “그것도 원인의 한 배경이 될 것 같다”며 “그러지 않고서는 너무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3일 의총에서도 여러 의원들의 자체 진상 조사 요구가 나왔지만, 이 대표는 마무리발언에서 직접 진상 조사가 불가한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가 재고하라”는 반박도 나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하지만 김민석 정책위의장은 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법 당국 조사가 진행되는 대로 즉흥적으로 즉각적 대응을 하는 게 차라리 낫다”고 했다. 자체 조사 대신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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