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구속영장 기각…"공범들 불구속"(종합)

기사내용 요약
대장동 사업 초기 자금 조달한 혐의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의혹도 받아
"이재명·유동규 등 불구속 상태 재판"

[서울=뉴시스] 이준호 류인선 기자 =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우형씨가 불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법원은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구속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고 봤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배임 혐의와 관련해 공범으로 적시된 이재명, 유동규 등 관련자들이 이미 동일 사실관계에 기초한 범죄로 기소돼 그들에 대한 별도의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련자 상당수는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고, 향후 관련 재판의 종결까지는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방어권이 보장되는 재판 절차의 특성상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와 관련자들의 범죄 성립 여부, 가담한 공범들 사이의 구체적 기여도, 배임으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 등의 다양한 쟁점들이 존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도 충실한 심리를 위해 조씨 역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련 사건의 재판 진행 경과와 이번 범죄사실들에 관해 수집된 증거들 및 향후 수집이 예상되는 증거들의 현황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조씨를 구속해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즉 김씨를 제외한 대장동 배임 혐의 피고인들의 재판이 불구속 상태로 진행되고 있고, 본류 사건에 대한 결론이 신속하게 내려지기 어려운 현실적 상황을 고려하면 조씨만을 구속 상태로 재판 받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 것이다.

조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은 이날 오전 10시30분께부터 오후 4시13분께까지 진행됐다.

조씨는 심사에 출석하며 "영장실질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가 맞느냐', '서판교터널 개설 정보를 미리 안 것이 맞느냐' 등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조씨는 법정을 나서면서도 '어떤 부분 혐의를 소명했냐', '조현성 변호사를 천화동인 6호 명의자로 내세운 이유가 뭐냐'는 취재진 질의에 답변을 피했다.

조씨 측은 이날 심사에서 약 70장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도 약 2년 간의 수사 자료를 토대로 구속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 측 변호인은 "혐의를 대체적으로 부인한다"며 "법리적인 차원에서 공모관계라는 점이 중요한데, 핵심적인 배임 혐의에 대한 다른 사람들과 관여 정도가 현저히 다르다. 그 부분을 살펴봐 달라고 소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혐의가) 대장동 개발 비리의 공범이라는 건데, 공모관계에 대해서 다툼의 여지가 많다"며 "조씨가 대장동 사업에 관여한 사실은 2011년부터 알려졌고 여러 차례 조사를 받았는데 최근에야 구속영장을 청구한 점도 다소 의외"라고도 했다.

조씨는 2015년 3~4월 서판교터널 개설 정보 등 공무상 비밀을 이용해 초기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민간사업자들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조씨가 킨앤파트너스를 통해 대장동 사업 자금을 끌어오는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조씨는 자금 조달 대가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사업지분 7%를 받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러한 정황을 바탕으로 조씨가 김씨 등 민간사업자들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7886억원),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상대로 한 배임(4895억원) 혐의에 공모했다고 봤다.

조씨는 또 대장동 사업이익 약 283억원을 천화동인 6호를 통해 배당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천화동인 6호의 명의자는 조현성 변호사로, 검찰은 범죄수익인 대장동 사업 이익을 타인 명의 사업체로 받은 것은 자금세탁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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