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표예진 "20대 욕심 많았지만 30대 마음의 여유 생겨"
'모범택시2' 고은·'청춘월담' 가람 역 통해 큰 사랑 받아
"저만의 색깔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SBS '모범택시2'와 tvN '청춘월담' 두 작품을 함께 마무리한 배우 표예진을 만났다. '모범택시2'에서는 큰 사랑을 받은 시즌1보다 대사, 역할, 분량 등이 크게 늘었지만 더 많은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들의 '무조건적' 사랑에 감사함을 표했고, '청춘월담'은 애착이 갔던 촬영인 만큼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고 답했다.
첫 사회생활인 승무원 직업을 그만두고 어느덧 배우로 데뷔한 지 10년이 된 표예진은 욕심만 앞섰던 20대와 마음의 여유가 생긴 현재의 30대를 이야기했다. 돌아봤을 때 자신이 했던 작품과 역할들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해서 '내가 걸어가는 길도 괜찮다'는 생각도 든다며 의연했다.
특히 '모범택시2'에서 표예진이 연기한 '고은'은 시즌1 때 공개된 가슴 아픈 서사를 딛고 '무지개 운수'의 핵심 조력자 역할을 든든히 해내는 캐릭터라 시즌2의 늘어난 분량과 역할이 주어진 대표적인 케이스다. 같은 캐릭터로 시즌2를 함께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부담도 있었을 터. 기분은 어땠을지 물었다.
"시즌1이 끝날 때 반응도 너무 좋았고, 다들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막연하게 기대하는 정도였죠. 그런데 진짜로 한다고 했을 때는 너무 설렜어요. 드디어 내가 뭔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도 그런 느낌이 드는 게 처음이라 되게 신기했어요. 부담보다는 뭔가 시즌1을 너무 많이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에 대한 보답 같은 시즌2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저도 그렇고 무지개 운수 팀 모두 되게 반갑고 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 신나게 즐겼던 것 같아요."
'모범택시2'는 최고 시청률 20%를 넘기면서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성공작으로 마무리했다. 표예진 역시 시즌2의 성공에 대해 어느 정도 기대를 했지만 사실 이 정도까지 사랑 받을 줄 몰랐다는 눈치다. 이어 시즌2에서 더욱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 고은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도 전했다.
"기존의 시청자분들은 봐주시지 않을까 정도? 이런 기대는 있었어요.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좋아해 주셔서 너무 놀랐죠. 시즌2는 사건에 집중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서사 중심으로 진행된 시즌1과 약간은 달라진 분위기도 있는데 이런 걸 좋아해 주시는 것 같기도 해서 신기했어요."
"고은이도 시즌1에서는 언니에 대한 아픔으로 살기 위해서 뭔가 필사적으로 일을 했다면, 시즌2에서는 경찰이라는 직업을 버리고 다시 무지개 운수로 돌아왔을 때 사명감과 책임감을 훨씬 더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외적으로 스타일링도 훨씬 어려 보이지 않고 성숙해 보이게 준비했고 또 도기(이제훈 분)에게 지시 사항만 전하는 게 아니라 든든한 파트너로서 말하지 않아도 먼저 일을 착착 잘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표예진을 비롯한 '모범택시2' 주역들의 노력과 기대가 반영됐을까. '모범택시2'는 시즌1과 2의 연이은 성공에 힘입어 최근 시즌3 제작이 확정됐다. 표예진과 인터뷰할 당시 시즌3 제작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기 때문에 '모범택시2'를 마치면서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부분도 물었다.
"배우분들이 다 시즌3 생각을 하고 계실 것 같은데(웃음) 확실하게 들은 건 없어요. 또 드라마 자체가 사건들을 다루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사건이 더 이상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죠. 드라마를 통해 사람들이 사건을 들춰보고 돌아볼 수 있어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모범택시2'는 시즌2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생각보다 더 큰 반응으로 많이 사랑해 주셔서 저희도 너무 행복했어요. 또 시즌2로 돌아와서 그런지 왠지 끝나는 느낌이 안드는 기분도 들어요. 언젠가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작품은 결과로 평가받지만 배우는 촬영하는 모든 작품을 같은 마음으로 임한다. 이왕 그를 만난 김에 '모범택시2'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청춘월담'을 꺼내지 않을 수 없었다. '청춘월담'은 시청률이나 화제성 적인 측면에서 '모범택시2'보단 뛰어나진 않았으나 청춘사극 팬들에게 마니아적인 인기를 끌면서 '꽉 찬 결말'로 호평받았다.
"두 작품 다 촬영이 끝날 때 되게 아쉬웠어요. 그런데 '청춘월담'은 너무 오래 찍다 보니까 중간에 힘들다고 느낀 지점이 있기도 했는데 막상 끝날 때 되니까 엄청 아쉽더라고요. 그동안에 있던 모든 일들이 마치 여행을 다닌 것처럼 추억처럼 기억되고 또 사극이니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대잖아요. 그래서 마지막에는 진짜 서로 너무 아쉬워했던 것 같아요."
"첫 사극이긴 했지만 제 신분이 노비였고(웃음) 준비하면서 연기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다만 사극이라는 장르가 촬영할 때 이렇게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구나, 이렇게 다른 옷과 환경 속에서 일을 하는구나 하는 경험을 한 것 같아요."
끝으로 표예진은 30대가 되면서 배우로서 달라진 마음가짐에 대해 답을 내놨다. '모범택시2' '청춘월담' 등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 속 감초 캐릭터로 활약하고 있지만 주연이 아니더라도 연기를 하는 이 순간들을 진심으로 행복했다.
"30대 오히려 좀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20대 때는 엄청 조급했던 것 같은데 욕심도 많았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냥 흘러가는 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줄 알게 된 것 같고, 그냥 다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막 남들과 나를 비교하기도 하고 뭔가 빨리빨리 더 성장해야 한다는 그런 막연한 욕심이 좀 있었는데 돌아봤을 때 제가 해온 어떤 역할이나 작품들이 다 소중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내가 만약에 다른 사람이랑 이걸 바꿀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더 부러워 보이면 바꿀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해봤는데 바꾸기 싫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지금 내가 걸어가는 내 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서 꾸준히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나를 다시 찾아준다면 내가 좋아하는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 걸로 다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되게 만족하고 있어요. 다음 번에도 저만의 색깔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테니 기대를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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