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덕연 “투자할테니 CFD 계좌 열어라”…자금 필요 기업 노렸다
[앵커]
주가조작 의혹 관련해 KBS가 새롭게 취재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라덕연 씨는 지인들이 먼저 찾아오면, 투자를 대신해줬다고 주장해왔는데요.
이 말과 어긋나는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돈이 필요한 기업들에 투자금을 대주겠다며 라 씨가 먼저 접근한 뒤 고위험 투자로 유인했다는 겁니다.
윤아림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공유 사무실에 주소지를 둔 중소기업, 5년여 전 설립돼 직원 10명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공유 사무실 관계자/음성변조 : "(OOO 하나 있다고 해서) 그래요? (못 들으셨어요?) 저는 여기 쓴지 얼마 안 되어서..."]
이 업체 대표 A 씨는 올해 1월 라덕연 씨에게서, 유상증자로 1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서로 일면식도 없던 사이.
라 씨가 접근한 의도에 의문을 가졌는데, 이를 풀어준 건 지난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던 장 모 씨였습니다.
평소 A 씨와 친분이 있던 장 씨가 라 씨와 만남을 주선할 만큼 적극적으로 개입하자, A 씨는 유상증자에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투자금 납입 직전, 라 씨는 다른 조건을 제시합니다.
A씨가 CFD 즉 차액결제거래 계좌를 열면 이 계좌로 10억 원을 입금하고, 해당 계좌 관리와 운용은 모두 라 씨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겁니다.
결국 A 씨는 지난주 주가폭락으로, 투자금 10억 원은 물론 증권사 대출금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A 씨는 "파산 신청을 할 수도 있을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라덕연 : "(A 씨 회사는 왜 투자한 것인 거예요?) 그분도 피해자신데 제가 얘기하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닌 것 같아요."]
투자를 명목으로 기업인들을 CFD 계좌주로 적극적으로 끌어들인 모양새인데, 라 씨 측 투자 회사엔 이런 기업들에 대한 탐색의 흔적으로 보이는 자료가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회사에 와보니 업종을 넘나드는 투자 제안서들이 이렇게 남아있습니다.
투자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흔적으로 보입니다.
[회사 사무실 관리인 : "자주 직원들이 바뀌고, 모르는 사람이 오고 그런 적은 있죠."]
검찰 합동수사팀은 라 씨와 측근들이 회의실로 쓴 고급 오피스텔을 오늘까지 이틀째 압수 수색을 했습니다.
KBS 뉴스 윤아림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최하운/영상편집:김지영/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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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림 기자 (ah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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