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 구속영장 기각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조우형씨가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특경법상 배임, 이해충돌방지법·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를 받는 조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천화동인 6호 실소유자로 지목된 조우형씨가 4일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이 부장판사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 공범으로 적시된 이재명, 유동규 등 관련자들이 이미 기소되어 별도의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관련자들 상당수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면서 “향후 재판 종결 시까지 상당한 기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피의자(조씨) 역시 충실한 심리를 위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했다. 또 “이 사건 범죄 사실들에 관해 수집된 증거 및 향후 수집이 예상되는 증거들의 현황 등 사정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조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서판교터널 개설 등 성남시 내부 비밀을 이용해 민간업자들과 함께 7886억원의 불법 개발 이익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4895억원의 손해를 끼쳤다고 봤다. 조씨는 또 조현성 변호사를 서류상 명의자로 올려놓는 방식으로 천화동인 6호를 실소유하면서 2019년 3월∼2021년 3월 배당이익 283억원을 받아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도 받았다.

이날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은 조씨가 김만배·남욱씨 등 ‘대장동 팀’과 사업 관련 비밀 정보를 공유한 공범이라면서 그의 증거 인멸·도주 우려가 높다고 했다. 반면 조씨 측은 조씨의 관여 정도를 따져볼 때 조씨를 대장동 일당과 같은 선상에 놓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인 2009년 민간사업자들이 부산저축은행에서 사업 자금 1155억원을 대출받을 당시 브로커로 활동했다. 사업자가 김만배·남욱씨 등으로 바뀐 뒤에도 킨앤파트너스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을 담당했다.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 수사 당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이후 조현성 변호사가 명의상 대표자인 천화동인 6호가 대장동 사업 민간 사업자 지분의 7%를 약정받고, 전체 배당수익 4040억원 중 283억원을 배당받았다. 검찰은 조씨가 조 변호사를 명의자로 내세워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증거 인멸 우려 등이 있다며 지난 1일 조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