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 한 점 차 무사 1·2루 위기, 그런데 김명신 아닌 신인 김유성…이게 최선이었을까 [MK잠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forevertoss@maekyung.com) 2023. 5. 4.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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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리그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뼈아픈 루징 시리즈를 맛봤다. 경기 중반 팽팽한 승부처에서 나온 투수 교체 하나가 승부의 추를 완전히 기울게 했다. 신인 김유성의 홈 데뷔전을 펼치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 있었다. 한 점 차 상황에서 한 타이밍 빠르게 김명신을 투입했다면 어땠을까.

두산은 5월 4일 잠실 한화전에서 3대 10으로 대패했다. 이날 패배로 2연패에 빠진 두산은 시즌 13승 1무 13패로 리그 5위로 하락했다.

이날 두산은 선발 마운드에 KBO리그 데뷔전을 펼치는 딜런 파일을 올렸다. 딜런은 3회까지 큰 위기 없이 순항하면서 쾌속 질주를 펼쳤다. 하지만, 딜런은 4회 초 노시환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은 뒤 김인환에게도 2점 홈런을 내주면서 갑작스럽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두산 신인 투수 김유성이 5월 4일 홈 데뷔전을 치렀지만, 아쉬운 결과물을 남겼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3점을 먼저 빼앗긴 두산은 4회 말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양석환의 볼넷과 허경민의 안타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로하스가 좌익수와 3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2대 3 한 점 차 승부에서 5회 초를 맞이한 두산은 딜런을 계속 마운드에 올렸다. 이날 80구 전후로 투구수를 정하고 올라간 딜런은 한계 투구수가 육박했음에도 계속 공을 던졌다. 선두 타자 노수광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딜런은 정은원에게도 끝내 볼넷을 허용했다.

두산 벤치는 무사 1, 2루 위기에서 불펜 카드를 꺼냈다. 한 점 차 추격권에서 두산 벤치가 선택한 투수는 다름 아닌 김유성이었다. 신인 김유성은 굉장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홈 데뷔전을 펼쳐야 했다. 상대 타자도 노시환으로부터 시작해 중심 타선이 이어졌다.

우려대로 김유성은 부담스러운 상황 아래 제구 자체가 안 풀렸다. 노시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김유성은 채은성에게 던진 2구째 145km/h 속구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으로 이어져 고갤 숙였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지만, 두산 벤치는 김유성을 계속 마운드에 남겼다. 김유성은 추가로 세 차례 볼넷을 더 내준 뒤 장진혁에게 1타점 적시타, 노수광에게 희생 뜬공을 맞고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5회 초 6실점으로 사실상 이날 경기 승기를 완전히 내준 순간이 됐다.

두산 벤치는 6회 초에도 김유성을 마운드에 올렸다. 김유성은 노시환에게 홈런을 맞은 뒤 채은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해 완전히 무너졌다. 그제야 두산 벤치는 김유성을 내리고 김명신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후 김명신은 3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효율적으로 막았다.

결과적으로 김명신과 김유성의 등판 순서 선택에 있어 큰 의문점이 들 수밖에 없다. 한 점 차 5회 초 상황에서 두산 벤치는 김유성보단 더 안정적인 김명신을 먼저 선택하는 게 승리를 위한 효율적인 순서였다.

만약 김명신을 먼저 올린 뒤 점수 차가 더 벌어졌다면 김유성을 올리는 게 경기 흐름상 맞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김명신을 5회 시작 전부터 몸을 풀게 하지 않았다. 경기 상황에 따른 벤치의 움직임이 다소 늦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 앞으로 그림을 돌리면 4회부터 급격히 흔들린 딜런을 5회 다시 올리기보단 김명신을 처음부터 마운드에 올려 한 점 차 추격 분위기를 유지하는 방안도 있었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오히려 의문을 자아내는 결정을 내렸다. 이는 이날 팀의 추격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동시에 신인으로서 홈 데뷔전을 펼치는 김유성에게도 악몽과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

정작 그 상황에서 가장 필요했던 김명신은 점수 차가 확 벌어진 뒤 큰 의미 없는 3이닝 39구 무실점 투구를 소화했다. 만약 김명신이 먼저 올라와 3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다면 경기 후반 흐름은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르는 법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건 어린이날 연휴를 앞두고 잠실구장을 찾은 1만 825명의 홈 관중이었다. 5회부터 이미 패배를 직감할 수밖에 없는 경기를 9회까지 끝까지 목청이 터져라 응원한 두산 팬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결국, 이틀 연속 원활하지 않았던 벤치 운용은 가뜩이나 4월을 마운드 힘으로 버틴 팀 상황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게 하는 분위기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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