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급 강풍에 항공기 250여편 결항... 제주 관광객 1만명 발 묶였다
4일 오후 강풍과 폭우 등 기상악화로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기가 250여편이 결항됐다. 이 때문에 수학여행으로 제주를 찾았다 돌아가려던 학생 등 관광객 1만명 이상의 발이 묶였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기준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내선 항공편 248편(출발 127편, 도착 121편), 국제선 6편(출발 4편, 도착 2편) 등 총 254편이 결항했거나 사전 취소했다. 이날 운항이 예정된 항공편은 모두 492편이다.
항공기 운항이 잇따라 멈추자 제주공항은 비행기를 타지 못한 승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도 지역 A고등학교 2학년 학생 350명 중 230명은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지 못했다. 앞서 학생 120명만 아시아나 항공편을 타고 제주공항을 출발했다. 해당 학교 측은 “졸지에 이산가족이 됐다”며 “비행기 결항으로 어쩔 수 없이 숙소부터 알아봐야 할 처지고, 인원이 200명이 넘다보니 식사는 물론 비행기 운항이 언제 재개될 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A여자고등학교 학생 260여명도 공항에 도착한 이후 결항 통보를 받았다. 인솔교사는 결항 소식을 학교에 알리고 모든 학부모에 긴급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이 학교 교사는 “탑승에 앞서 학생들 짐까지 맡겼는데 갑자기 항공사에서 결항 소식을 알려왔다”며 “짐을 다시 빼는데에도 한참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도로 수학여행 온 33개교 6034명의 발이 묶인 상태다. 이들은 항공사와 협의해 추후 대체 항공편을 통해 돌아갈 계획이다. 항공기의 잇따른 결항으로 인해 수학여행단은 공항에서 대기하다가 급히 임시 숙소를 찾느라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어린이날을 맞아 가족과 함께 서울 등 타지역으로 향하거나 제주로 오는 여행객들도 발을 동동 굴렀다. 서울로 가족여행을 계획한 김모(44)씨는 “항공기 결항으로 어린이날 여행을 망치게 됐다. 항공사와 호텔에 모두 환불을 요청했다”고 토로했다.
제주도와 제주공항공사 측은 체류객 지원 매뉴얼에 따라 상황을 ‘경계’로 격상한 상태다. 도는 기상청 날씨 예보 등을 토대로 어린이날인 5일 오전 또는 오후까지도 결항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제주공항에는 급변풍특보와 강풍특보, 천둥번개특보가 발효 중인 상태다. 급변풍은 이착륙하는 비행기 조종사가 대응할 만한 충분한 시간·공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발생하는 탓에 자칫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제주공항 기상대와 공항 관계자는 “오후부터 공항 상공에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20m 이상 강풍이 불고, 공항 활주로에도 급변풍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5일 오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남풍이 초속 23m 내외로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돼 사전 운항정보를 잘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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