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실상 알렸다 ‘실종’…시민기자 3년간 갇혀 있었다
[앵커]
3년 전,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실상을 소셜미디어에 알렸다가 갑자기 사라진 남성이 있습니다.
이 남성은 징역형을 선고받고 최근에야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당시 코로나 실상을 폭로했던 사람들 다수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합니다.
베이징 이랑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코로나19 감염증이 확산했던 2020년 2월, 병원에 환자들이 넘쳐나고 차량 안에는 시신 여러 구가 포대에 담겨 실려 있습니다.
의류 판매업자였던 팡빈이 촬영해 공개한 당시 우한의 실상입니다.
[팡빈/의류 판매업자 겸 시민기자 : "사악하고 잔혹한 체제하에 개개인이 위험합니다!"]
이미 한 차례 경찰에 체포됐던 팡빈은 "모든 시민은 저항하자" 등의 문구를 외치는 영상을 끝으로 실종됐습니다.
지난 3년여 동안 소식이 전해지지 않던 팡빈이 최근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팡빈이 공공질서 문란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형을 마쳤다고 전했습니다.
공공질서 문란죄는 '싸움을 걸고 분란을 일으킨' 혐의로, 중국 당국이 흔히 반체제 인사를 처벌할 때 적용하는 혐의입니다.
코로나 초기 우한 실태 영상을 잇따라 온라인에 공개한 전직 변호사 천추스도 팡빈에 앞서 사라졌는데, 같은 혐의가 적용돼 1년 뒤 풀려났습니다.
[천추스/변호사 겸 시민기자 : "현재 이곳은 이미 병원으로 개조됐는데요. 오늘 오후 들어가서 간단한 취재를 할 수 있을지 보겠습니다."]
우한을 취재해 알린 시민기자 장잔 역시 같은 혐의로 4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입니다.
미국의 한 인권단체는 2020년 초 중국 전역에서 350명 이상이 코로나19 관련 발언으로 처벌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는 중국 매체들은 팡빈을 비롯한 시민기자들의 실종과 석방 등 관련 소식을 여전히 전하지 않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문지연/그래픽제작:고석훈
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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