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재등극 이끈 맥카티 "부담 덜고 던졌다"(종합)
기사내용 요약
4일 KT전서 6이닝 8K 무실점 쾌투
[인천=뉴시스] 김희준 기자 = 2선발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에이스였다.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커크 맥카티(28) 이야기다.
맥카티는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쏠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1개만 내주고 KT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맥카티의 호투를 앞세운 SSG는 10-2로 완승을 거두며 이번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쳤다.
맥카티는 시즌 3승째(1패)를 수확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70에서 2.25로 끌어내렸다.
SSG의 선두 재등극을 이끈 호투였다. 17승 10패가 된 SSG는 이날 비로 경기를 치르지 않은 롯데 자이언츠(15승 9패)를 2위로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29일 이후 닷새 만에 선두 재등극이다.
6이닝 동안 85개의 공만 던지며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삼진은 8개를 솎아냈다.
최고 시속 149㎞의 직구와 시속 130㎞ 후반대 컷 패스트볼을 주무기 삼아 호투를 펼쳤다. 커브, 체인지업을 간간히 섞어던졌다.
맥카티는 지난 4월 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5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써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4월 2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 3⅓이닝 10피안타 8실점점으로 난타를 당했던 맥카티는 이후부터 확 달라졌다.
4월 9일 한화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데뷔 첫 승리를 챙긴 맥카티는 지난달 15일 인천 NC 다이노스전, 22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연달아 7이닝 비자책으로 쾌투했다.
맥카티는 직전 등판이었던 4월 22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6⅔이닝 3피안타(1홈런) 8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수확했다.
SSG는 애니 로메로, 맥카티로 외국인 투수진을 꾸려 시즌을 시작했다. 원래 SSG가 윌머 폰트를 대신할 외국인 에이스로 점찍은 것은 로메로였다. 맥카티는 2선발로 여겼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로메로가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캠프 도중 어깨 통증을 호소한 후 전열에서 이탈했다.
로메로는 개막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대체 자원을 찾던 SSG는 이날 로메로의 대체 투수로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영입했다.
토종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SSG 선발 마운드는 다소 불안한 상태였다.
어깨 염증이 겹친 토종 에이스 김광현은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다른 선발 자원인 잠수함 박종훈과 우완 문승원, 좌완 영건 오원석도 기복이 있었다.
그러나 맥카티가 연이은 호투로 에이스 역할을 해내면서 선발진을 떠받쳤다.
이날 타선이 1회부터 5점을 올려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맥카티는 군더더기 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1회초 상대 리드오프 홍현빈을 볼넷으로 내보냈던 맥카티는 이후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맥카티는 2회초에도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김준태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순식간에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이어 김민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3회부터 5회까지는 한 타자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5회초에는 문상철과 김준태, 강민성을 모두 삼진으로 솎아냈다.
6회초 선두타자 문성준도 삼진으로 잡은 맥카티는 후속 이시원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홍현빈을 2루수 직선타로 처리했고, 이때 2루로 뛰려던 1루 주자 이시원이 아웃돼 이닝을 끝냈다.
맥카티는 7회 백승건에게 마운드를 넘기면서 임무를 마쳤다.
SSG에게 로메로의 부상 이탈은 큰 손실이었다. 그래도 맥카티가 KBO리그에 연착륙한 모습을 자랑한 덕에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다. 맥카티를 '복덩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경기를 마친 뒤 맥카티는 "야수들의 좋은 수비와 포수 조형우의 뛰어난 리드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며 "경기 전 전력분석팀과 함께 준비한 것들을 실제 경기에서도 잘 풀어간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맥카티는 전날 홈구장에서 첫 돌을 맞은 딸의 생일 파티를 열었다. 오후 1시부터 아내 에리카와 함께 직접 파티를 준비했고, 상대팀인 KT의 외국인 선수 보 슐서, 웨스 벤자민, 앤서니 알포드의 가족들도 함께 케이트의 생일을 축하해줬다.
맥카티는 "특별한 기분이었다. 구단 관계자와 팬 분들이 함께 준 사랑과 관심을 흠뻑 받았다"며 "앞으로 케이트가 더 성장하면 꼭 어제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많은 사랑 덕분에 나도 좋은 기분을 받았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지난달 28일 두산전에 이어 2경기 연속 8개의 삼진을 잡은 맥카티는 "지난 경기에서 배운 것들이 있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너무 완벽한 코스에 공을 던지려고 하기 보단 부담을 덜고 내가 가지고 있는 공을 던져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계획들을 잘 실천했다"고 설명했다.
맥카티는 "리그에 10개 팀이 있고, 오늘 만난 팀을 언제든지 다시 만날 수 있다"며 "오늘 경기를 잘 복기해 다음 승부를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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