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족 돕는 ‘이주여성 공무원’ 5총사
“생활 상담 등 정착에 도움”
전남 화순에 사는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A씨는 최근 임신 이후 걱정이 컸다. 출산을 앞두고 도움을 받기 위해 현지에 있는 부모를 초청하고 싶었지만 절차를 몰랐다. 복잡한 행정절차를 도와준 사람은 화순군 ‘다문화가족 자국민 전담팀’ 소속 공무원이었다. 이 공무원 역시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이다. 출산 경험도 있어 A씨가 임신과 출산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받을 수 있는 각종 지원 등도 안내해줬다.
화순군은 “다문화가족 자국민 전담팀을 신설해 이주 여성·노동자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있다”고 4일 밝혔다.
가정활력과 내 다문화가족 자국민 전담팀은 팀장을 제외한 팀원 5명이 모두 결혼이주여성이다. 지난해 12월 조직된 이 팀에는 베트남·캄보디아·필리핀·일본·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어가 능숙하고 화순에 거주한 지 10년 이상 됐다. 화순군은 이들을 서류심사와 면접을 통해 9급 상당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주요 업무는 각 나라 출신들이 화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한국어가 서툰 이주 여성·노동자들은 통상 군청과 읍사무소 등 관공서 방문이나 병원 진료를 가장 어려워한다. 이때 팀원들이 동행한다. 해당 국가 출신들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결혼장려금 등 정부와 군의 각종 지원 정책을 번역해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이들 공무원은 뜻하지 않은 사고나 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위기가구 5곳을 찾아내 긴급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농촌지역인 화순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3만2120가구 중 522가구가 결혼이주를 통해 구성됐다.
최만용 화순군 다문화가족 자국민 전담팀장은 “이주여성 공무원들이 행정절차에는 서툴지만 능력은 뛰어나다”면서 “이주 여성·노동자들이 낯선 한국에서 자국 출신 공무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심리적 안정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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