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평택항·영종도’도 기초구조물 붕괴…원인은 ‘설계 부실’?
[앵커]
새만금 신항만 터를 떠받치는 기초구조물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 며칠 전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취재진이 같은 방식으로 바다를 메워 만든 다른 시설물들을 점검해봤더니 똑같은 부실 설계와 피해가 확인됐습니다.
현장 K, 오정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항만 배후부지로 쓰려고 바다를 메우고 있는 평택항 준설토 투기장.
새만금 신항만 공사처럼 매립지의 기초구조물인 가호안이 무너지는 피해를 이미 10년 전 겪었습니다.
전체 7.7km 가운데 손상 구간은 570m.
아예 붕괴된 곳도 있습니다.
[해양수산부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음성변조 : "조위가 워낙 높으니까 갑자기 붕괴가 된 거로… 거기가 제일 약했으니까 무너졌겠죠. 그 주변으로 멀쩡하게 있는 게 아니라 조금씩 다 흐트러졌을 거 아니에요."]
인천항 항로를 따라 퍼낸 준설토로 영종도 바다를 메우고 있습니다.
2017년 6.8km 길이의 기초구조물,가호안을 다 지은 뒤 흙과 모래를 채우고 있는데, 이곳 역시 땜질 작업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차례 5억 9천만 원을 들여 복구한 정부는 앞으로 5억 원을 더 쓸 예정입니다.
[해양수산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음성변조 : "(기존에) 복구가 한 번 있었고, 작년에 또 점검하면서 복구가, 보강이 좀 필요하다 싶어서 저희가 다시 예산 수립하고."]
새만금과 평택 그리고 이곳 인천까지, 바다에 호안을 만들었다가 반복해서 무너져내린 곳들은 환경적인 공통점이 있습니다.
간조와 만조 사이 수위 변화가 극심한 서해라는 점입니다.
조수간만 차가 끼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새만금 신항만 공사 현장을 관찰했습니다.
밀물 때가 되자 물이 빠르게 차오르며 호안 바깥쪽과 안쪽의 수위 차가 크게 벌어집니다.
이때 물이 수평을 맞추려 돌 사이로 빠르게 흐르는데, 이 수압을 버티지 못해 돌더미가 무너져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연중 밀물 높이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때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같은 문제를 겪고도, 새만금 신항만 설계 때 서해의 조수간만 차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수압을 충분히 버틸 만한 무게의 돌을 쓰지 않았고, 5m에 불과한 호안 두께도 턱없이 얇았습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음성변조 : "(호안) 두께가 너무 얇다 보니까 이게 들린 거거든요. 인천이나 평택 (사고) 나면서도 (조수간만) 생각까지는 못했던 거예요. 그냥 자체적으로 검토해서 (무너지면) 조금 보강만 해주면 되지…."]
새만금 신항만의 기초구조물 붕괴를 알린 KBS 보도 후, 해양수산부는 전문기관에 안전성 검토를 의뢰하고, 가호안 설계 기준을 바꾸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현장K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그래픽:박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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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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