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이 맞은 건 프로포폴 주사” 캄보디아 간호사 주장

고(故) 서세원씨의 발인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연합뉴스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방송인 고(故) 서세원씨가 당시 수액이 아닌 프로포폴을 투약했으며 사인에 대한 진실이 현지 경찰에 의해 은폐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씨는 지난달 20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에 있는 미래폴리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4일 디스패치 보도에 따르면 현지에서 사업 중이던 서씨는 해당 병원의 지분이 있었고, 당일에는 간호사 A씨의 면접에도 참석했다고 한다. 이후 병원에서 링거를 맞았고 쇼크로 숨졌다.

그날 면접을 봤던 A씨는 서씨에게 링거 주사를 놔준 인물이다. 그는 디스패치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서씨가 맞은 의약품이 일반 수액이 아닌 프로포폴이라고 폭로했다. A씨는 “나는 병원에서 내 (주사) 실력을 테스트하는 줄 알았다. 일이 너무 하고 싶었다”며 “그래서 주사를 놨다. 그게 너무 후회된다. 의사 처방도 없는 약인데”라고 했다.

이어 서씨에게 약병 속 하얀색 액체를 주사했다며 “사망자(서씨)의 운전기사가 ‘평소 잠을 못 자서 이 약을 맞는다’고 했다. 전에 일하던 병원에선 보지 못했다. 의사도 없는 병원에서 어떻게 프로포폴을 구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또 당뇨를 앓고 있던 서씨의 지병도 몰랐다고 했다. A씨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전혀 몰랐다”며 “나는 면접을 보러 갔고 주사만 놓고 가라고 했다. 그래서 집으로 갔는데, 병원 직원 연락을 받고 놀라 다시 병원으로 갔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서씨의 빈소 모습. /뉴시스

사건 직후 캄보디아 경찰은 A씨를 불러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경찰이 쓰레기통을 수거 해갔다. 그 안에 모든 증거가 있을 것”이라며 “사망자 측에서 주사를 요구했다는 것도 밝혔다. 난 당시 프로포폴의 심각성을 몰랐다. 알약 수면제 효과가 없어 액체 수면제를 쓰는 정도로 생각했다”고 했다.

A씨는 프로포폴을 비롯해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일을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이 결론 낸 서씨의 사인은 ‘저혈당 쇼크사’였다. 링거를 맞다 숨졌지만 혈액검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경찰이 내게 돈을 달라고 했다. 나는 내 잘못이 아니라고 했다”며 “(돈을 요구한 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나는 지금 일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디스패치가 보도한 사진을 보면 서씨가 사망한 미래폴리병원은 현재 건물 간판을 바꾼 상태다. 또 사건 당시 병원 내부 CCTV는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씨의 딸 서동주씨 측은 이날 “오늘 보도된 기사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씨의 시신은 지난달 28일 캄보디아에서 화장됐다. 이후 유해를 한국으로 옮겨와 빈소를 차렸고 장례는 한국코미디언협회장(희극인장)으로 치러졌다. 발인은 지난 2일 오전 진행됐고 충북 음성 무지개 추모공원에 안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