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노린 계획적 테러”…대학살 긴장감 도는 우크라 전쟁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5. 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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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용병 “우크라 반격 이미 시작”
러 사망자 최근 급증...대학살 우려
DIA “전쟁 연내 안 끝날것”
美 대규모 반격 앞둔 우크라에
공대지 로켓 등 3억弗 무기 지원
[로이터 = 연합뉴스]
러시아가 대통령 관저인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에 의한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보복을 공언하면서 양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주장을 즉각 부인하며 러시아가 보복 명목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해 자작극을 벌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3일(현지시간) CNN,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성명을 통해 “전날 밤 우크라이나가 2대의 무인기를 동원해 공격을 시도했지만 전자전 체계를 통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 테러 행위”라며 “적합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소셜 미디어에는 무인기로 보이는 비행체가 크렘린궁 지붕 위에서 폭발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장면을 담은 미확인 영상이 유포됐다. 푸틴 대통령은 사건 당시 부재중이었으며 폭발로 인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의장은 “우크라이나 테러 정권을 멈추고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핵무기 사용을 염두에 둔 주장으로 보인다.

유럽을 순방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는 푸틴 또는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 땅에서 싸운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푸틴은 그의 국민들에게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건에 러시아의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크렘린궁의 보도는 우리의 반격이 많은 기대를 모으자 상황을 통제하려는 시도로, 수일 내 대규모 테러 도발을 예고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미국 싱크 탱크 전쟁 연구소(ISW)도 이번 무인기 사태는 러시아에 의한 자작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크렘린궁이 공격받았다고 선전해 러시아 국민들로 하여금 전쟁 위협을 체감시키고 추가 징병 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최근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대대적 반격을 앞두고 에너지 및 교통 시설에서의 폭발과 사보타주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이번 크렘린궁에 대한 공격 시도를 공개하고 보복을 공언하면서 사태가 확전 일로로 치달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키이우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중부와 동부 8개 지역에서는 공습경보가 울렸다. 러시아의 발표 직후 남부 헤르손주 에서는 러시아의 포격으로 민간인 21명이 사망하고 48명이 다친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러시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미 우크라이나의 반격 작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계정에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이미 시작됐다고 믿는다”며 “(반격이)조만간 활동적인 단계로 진입할 것이며 며칠 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의 발언은 우크라이나가 곧 러시아군에 점령당한 영토 수복을 위해 대규모 반격 작전을 개시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최근 정확한 시점을 밝히진 않았지만 “공세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고,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도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저녁 바그너 부대가 주둔해 있는 동부 바흐무트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군은 지난 10개월간 바흐무트에서 치열한 소모전을 벌여왔다. 미 백악관은 지난 1일 바흐무트를 중심으로 한 전투에서 작년 12월 이후 5개월간 러시아군 2만명 이상이 숨지고 8만여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우크라이나군도 1만7500명이 넘는 전사자를 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최근 러시아측 사상자 급증은 전투가 얼마나 치열해졌는지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반격은 대학살 수준의 더 큰 피해규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개전 이래 지금까지 양측 총 사상자는 36만명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대규모 반격으로 상황이 더 악화 될 경우 단기간에 36만명 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심각한 피해규모에도 불구 어느쪽도 전쟁을 끝낼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정보국(DIA)은 최근 평가 보고서에서 대대적 반격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에 “지속 불가능한 손실”을 입히더라도 전쟁이 2024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DIA는 “모든 시나리오를 고려할때 전쟁을 종식을 위한 협상이 2023년 연내에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다” 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날 미국은 대규모 반격 작전을 앞둔 우크라이나에 3억 달러(약 4000억원)어치의 무기를 추가제공 한다고 밝힌 가운데, 지원 품목에 ‘히드라-70’ 공대지 로켓도 처음 포함된것으로 전해졌다. 히드라-70 로켓은 주로 공격 헬기가 지상군을 지원할 때 활용하는 무기체계다. 최대 사정거리 약 10.5㎞로 헬기 뿐 아니라 전투기에도 장착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탄두를 바꿀 수 있어 ‘맞춤형’ 로켓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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