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홍보원장에 ‘후배 폭행 전력’ 전 공보특보 내정
지원 후 ‘역량미달’, 이의제기·재응시…국방부 “검증 거쳐”
국방부의 대외 홍보 활동을 책임지는 국방홍보원장에 폭행 전력이 있는 방송기자 출신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KBS 출신 채모씨가 차기 국방홍보원장으로 내정됐고 오는 8일 임용될 예정이다.
채씨는 2011년 KBS 스포츠취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후배 기자를 폭행해 보직에서 사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당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를 인용한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스포츠국 기자가 광고성 기사의 송출 여부를 문의하자 채씨는 TV 리모컨을 던지고 뺨을 때리는 등 물리적 폭행을 가했다. 피해 기자는 언론노조 KBS본부 중앙위원이었는데 해당 노조를 폄하하는 발언까지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후 채씨는 사내게시판에 “깊이 반성한다”며 “보직을 사퇴한다”는 글을 올렸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필요한 인사검증 과정을 거쳐서, 또 그것(인사검증)을 전문으로 하는 관련 기관에서 확인을 하고 그것(내정)이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국방홍보원이라는 기관이 수행하는 임무,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역량이 있는지를 보고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채씨는 국방홍보원장에 지원한 뒤 역량평가에서 한 차례 미달 평가를 받았지만 이의제기를 해 재응시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전 대변인은 “절차는 잘못된 것이 아니고 오히려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라고 말했다. 채씨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지지모임인 ‘공정개혁포럼’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도 공보특보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홍보원장은 국방일보와 국방저널, 국방에프엠(FM), 국방TV 등 국방부와 각 군의 홍보 활동을 총괄하는 고위 공무원이다. 개방형 직위로 서류와 면접, 역량평가, 인사심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인사혁신처가 주관하는 인사심사는 후보자의 직무상 역량을 평가하는 절차일 뿐, 도덕성 관련 검증은 소관 영역이 아니라고 인사처 관계자는 밝혔다.
국방홍보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박창식 전 원장이 지난 1월 퇴임한 뒤 석 달 넘게 공석이다. 2020년 박 전 원장 취임 당시에는 과거 천안함 폭침이 북한 소행이 아니라는 취지의 언론 기고문을 작성해 논란이 됐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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