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감시원 탈락에 '앙심'…울진 야산에 불지른 60대 검거

울진경찰서,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60대 A씨 구속
수년 간 산불감시원 활동하다 올해 탈락하자 야산에 방화
낙엽 모은 뒤 도주 시간 벌기 위해 시간 지나면 불 붙는 도구 사용

산불감시원 탈락에 앙심을 품고 야산에 고의로 불을 지른 60대가 구속됐다.

경북 울진경찰서는 야산에 고의로 불을 내 산림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60대 A씨를 검거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1일 오후 10시 32분쯤 울진군 기성면 정명리의 한 야산에 불을 질러 산림 1.4㏊을 태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지난 수년 간 울진에서 산불감시원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올해는 산불감시원에서 탈락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산에 불을 지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산불감시원은 상대적으로 일이 쉽고 급여가 괜찮은 데다 특별한 자격요건도 없어 농촌지역에서는 수십 대 일의 경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

A씨는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 이후 진행된 산불감시원 공개 모집에서 탈락하자 군청에 수차례 항의전화를 하는 등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산림청은 화재 진화 이후 산불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방화의 흔적을 발견했고, 한국산불방지기술협회의 현장 감식 결과를 토대로 방화 범죄로 특정했다.

초기 발화 지점에서 낙엽을 모아 불쏘시개로 사용한 정황이 드러났고, 용의자가 도주 시간을 벌기 위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이 붙도록 하는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찰과 산림당국은 주변 CCTV를 분석하고 관련 도구 판매자 등을 확인해 용의자로 A씨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여죄 등을 수사한 뒤 다음 주 안에 사건을 검찰에 넘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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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CBS 문석준 기자 pressmoo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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