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꼬마 상주’ 찍은 기자, 43년 만에 찾았다
[앵커]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아빠의 영정사진을 안은 꼬마상주...
80년 5월의 광주를 세상에 널리 알린 사진입니다.
KBS 다큐멘터리 제작진이 이 사진을 찍은 외신기자 두 명을 3년 넘게 수소문한 끝에 찾아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다른 광주의 모습들도 처음 공개됐습니다.
김애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품에 안고 있는 5살 꼬마 상주.
독일 시사 잡지인 퀵에 실려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하지만 누가 찍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습니다.
KBS 광주총국이 3년간의 추적 끝에 사진을 찍은 이들을 찾아냈습니다.
사진이 찍힌 지 43년 만입니다.
주인공은 프랑스 사진기자 프랑수아 로숑과 패트릭 쇼벨입니다.
두 사람은 당시 고립된 광주에 위험을 무릅쓰고 잠입했습니다.
[패트릭 쇼벨 : "무장을 한 권총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이 있었고요. 자정이 되면 계엄군들이 침입할 거다, 이런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들은 1980년 5월 25일부터 사흘간 광주 곳곳을 누비며 역사적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했습니다.
5살 꼬마 상주, 조천호 씨의 모습도 그때 포착했습니다.
[프랑수아 로숑 : "그 어린아이는 어머니도, 가족들도 없이 아버지의 영정사진을 들고 혼자 있었어요. 움직이지 않고 있어서 꼭 조각상 같았어요. 무표정했어요."]
이들이 5.18 당시 찍었던 사진은 모두 천여 점.
전남도청에서 최후 항전을 하다 숨진 윤상원 열사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사진도 포함됐습니다.
미공개 사진 일부는 시민군의 최후 항전 장소였던 옛 전남도청 별관에서 전시됩니다.
KBS는 5.18 미공개 사진 수백 장과 43년 만에 광주를 찾은 로숑과 쇼벨의 모습을 담은 다큐 '1980, 로숑과 쇼벨'을 5월 18일 밤 10시 1TV 다큐 인사이트를 통해 방송합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앵커]
세월이 흘러 이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꼬마 상주에게 뒤늦은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강아지 똥'을 쓴 고 권정생 작가가 생전에 써둔 손편지가 동화책에 담겨 온 겁니다.
아빠 등에 업혀 뒷동산을 산책하고, 여름엔 같이 수박도 먹는 평범한 일상을 빼앗긴 아이에게 작가는 "함께 따뜻하게 참을 나누며” 살아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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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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