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린 미, 긴축 탈출 신호도

이윤주 기자 2023. 5. 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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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P↑‘추가 긴축’ 문구 삭제
한·미 금리차 1.75%P 역대 최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폭인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준은 그러나 지난해 3월부터 1년 넘게 지속해온 이번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에 있음을 내비쳤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현재 4.75~5.00%인 기준금리를 연 5.00~5.25%로 0.25%포인트 올린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이후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됐다. 연준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붕괴 여파 등으로 물가가 급등하자 지난해 6·7·9·11월에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이란 초강수를 두면서 물가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5.25%까지 오르면서 현재 연 3.5% 수준인 한국과의 금리 차도 1.75%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됐다. 미국 중소은행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연준이 금리 인상을 선택한 것은 여전히 물가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이날 정책결정문에서 “추가적 정책 긴축이 적절한 것으로 예상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해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가까워졌음을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가 추가 긴축을 예상한다는 표현을 삭제한 것이 의미있는 변화”라면서도 “향후 회의 시마다 입수되는 데이터를 보고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모호한 태도에 한국 증시와 환율은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외환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기조가 중단됐다는 신호에 방점을 찍으면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5.4원 내린 1322.8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코스피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고 해석하면서 전날보다 0.46포인트(0.02%) 내린 2500.94에 거래를 마쳤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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