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문화 상징 천마도, 9년 만에 세상 밖으로

김신성 2023. 5. 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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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8월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경북 경주시 '황남동 155호분'을 발굴하던 조사단에게 예사롭지 않은 무언가가 보였다.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겹 겹쳐 만든 직사각형 판 위에 그려진 하얀색 그림의 주인공은 신비한 기운을 뿜으며 하늘을 달리는 '천마(天馬)'였다.

천마총의 대표 유물인 백화수피제 천마 그림 말다래(장니·障泥)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약 9년 만에 수장고를 벗어나 바깥나들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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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총 발굴 50주년 특별전
경주박물관에서 7월 중순까지
대표 유물 ‘백화수피제 말다래’
금령총 등 발굴 천마 4점 모여
금 허리띠·팔찌 등 유물 전시
1500년 전 ‘황금 나라’ 보여줘

1973년 8월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경북 경주시 ‘황남동 155호분’을 발굴하던 조사단에게 예사롭지 않은 무언가가 보였다. 겹겹이 쌓인 세월을 걷어내자 상상도 못 한 그림이 드러났다. 자작나무 껍질을 여러 겹 겹쳐 만든 직사각형 판 위에 그려진 하얀색 그림의 주인공은 신비한 기운을 뿜으며 하늘을 달리는 ‘천마(天馬)’였다.

오래전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던 천마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 국립경주박물관은 4일부터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를 연다. 2014년 열린 ‘천마, 다시 날다’ 전시 이후 9년 만이다.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4일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개막한 특별전 ‘천마, 다시 만나다’의 가장 주목받는 유물인 ‘백화수피제 천마 그림 말다래’의 모습.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던 ‘천마(天馬)’를 자작나무 껍질에 그린 것이다. 말다래(장니·障泥)란 말을 탄 사람에게 흙이 튀지 않도록 안장 양쪽에 달아 늘어뜨리는 부속품이다. 연합뉴스
전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는 1973년 발굴 조사 현장 영상과 구본창 사진작가가 천마총에서 출토된 국보 ‘천마총 금관’ ‘천마총 관모’ 등을 촬영한 사진 작품 10여점 등으로 ‘황금의 나라’ 신라를 보여준다. 2부 ‘황금으로 꾸민 주인공을 만나다’는 국보 ‘천마총 금제 허리띠’를 비롯해 봉황장식 고리자루큰칼, 팔찌, 반지, 귀걸이 등 실제 천마총 유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전시의 핵심은 천마 실물을 볼 수 있는 3부 ‘다시 만난 천마의 이야기’다. 천마총의 대표 유물인 백화수피제 천마 그림 말다래(장니·障泥)는 이번 전시를 통해 약 9년 만에 수장고를 벗어나 바깥나들이를 한다. 수장고와 똑같은 온도 21∼23도 습도 50∼60%를 유지하기 위해 온·습도 모니터링 기계도 설치됐다. 조명도 60럭스 이하로 유지된다.

특히 전시에서는 위아래 2점이 겹쳐서 출토된 백화수피제 천마 그림 말다래를 모두 볼 수 있다. 대중에 잘 알려진 아래쪽 말다래는 6월11일까지, 상대적으로 손상이 심했던 위쪽 말다래는 6월12일부터 7월16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점은 천마 4점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이다. 백화수피제 천마 그림 말다래와 함께 천마총 죽제 금동천마문 말다래, 금령총과 금관총에서 나온 천마 무늬 말다래 등이 함께 공개된다. 천마총, 금령총, 금관총에서 나온 총 4점의 ‘천마’가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다. 다만 1500년 세월을 간직한 유물을 보존하기 위해 3부 전시 공간에서는 사진 촬영이 제한된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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