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0억 송금 정리" 건축업자의 옥중 업무지시

박철현 2023. 5. 4. 20: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된 건축업자 남 모 씨가 강원도 망상 지구 사업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거액을 세탁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남 씨가 돈세탁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편지를 자신의 아내에게 보내서, 증거인멸 등 뒤처리를 부탁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박철현 기자가 단독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건축업자 남 모 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임대 사업을 함께한 핵심 측근 김 모 씨.

남 씨 구속 후에도 주요 업무를 지속했던 김 씨는 지난 3일 남 씨가 배우자 정 모 씨 앞으로 보낸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동해 망상지구의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돈세탁을 한 과정을 설명한 내용이었습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새힘종건이 스타트고 여기서 40억 원 이렇게 하고 화살표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돼 있는데 마지막에 남00 통장 이렇게 써 있었지."

남 씨 측근 이름의 회사 새힘종합건설에서 자금 40억 원이 수십 개 차명 계좌로 나뉘어 송금되고, 마지막엔 이 돈이 모두 남 씨 계좌로 모였다는 겁니다.

새힘종합건설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가 일어난 건물을 건축 분양한 회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차명 거래에는 세입자를 모집·관리하는 과정에 남 씨로부터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줬던 사람들의 계좌가 사용된 걸로 추정됩니다.

편지에서는 배우자 정 씨에게 사실상 증거인멸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여보 사랑해요' 뭐 이렇게 시작하고 어쩌고 어쩌고 마지막은 이제 주님으로 끝나는데 (수사에) 대처하라는 거겠지. 이런 상황이 여기까지 밝혀지면 그렇다‥"

증거인멸은 형법상 처벌을 받지만, 친족은 예외입니다.

이 때문에 다른 측근 대신 부인에게 뒤처리를 부탁한 걸로 보입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명의대여 대가로) 월급이 115(만 원)였고 저는 정확하게 85만 원을 플러스해서 2백(만 원)을 받았다고‥알다시피 명의신탁자가 워낙 많으니 통장 돌리기는 쉬웠겠지."

지난 2017년, 동해 망상지구 사업에 뛰어든 남 씨는 경매에 나온 동해시의 임야 179만 제곱미터를 감정가 100%에 낙찰받았는데, 낙찰가는 143억 원, 대출 없이 전액 현금납부였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자금이 동해 사업에 쓰이는 과정에서 돈세탁이 적어도 한 번에 그치지 않았을 거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일부일 수밖에 없지. 왜냐면 상식적으로 40억 원 갖고 (사업 부지를) 살 수가 없지. 덩어리로 들어간 초기 자금이지 않을까."

남 씨를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한 검찰은 최근 '횡령' 혐의를 뒤늦게 포착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에 나섰습니다.

건축업자 남 씨는 각종 행사에서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건축업자 남 모 씨] "말씀으로만 사랑, 사랑 외치는 게 아니라 저는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이타적인 사람을 좋아하고‥"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 조윤기·이상용 / 영상편집 : 이혜지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 조윤기·이상용 / 영상편집 : 이혜지

박철현 기자(78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0695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