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40억 송금 정리" 건축업자의 옥중 업무지시
[뉴스데스크]
◀ 앵커 ▶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된 건축업자 남 모 씨가 강원도 망상 지구 사업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거액을 세탁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남 씨가 돈세탁 과정을 상세히 설명한 편지를 자신의 아내에게 보내서, 증거인멸 등 뒤처리를 부탁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박철현 기자가 단독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건축업자 남 모 씨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임대 사업을 함께한 핵심 측근 김 모 씨.
남 씨 구속 후에도 주요 업무를 지속했던 김 씨는 지난 3일 남 씨가 배우자 정 모 씨 앞으로 보낸 편지를 발견했습니다.
동해 망상지구의 사업자금 마련을 위해 돈세탁을 한 과정을 설명한 내용이었습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새힘종건이 스타트고 여기서 40억 원 이렇게 하고 화살표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돼 있는데 마지막에 남00 통장 이렇게 써 있었지."
남 씨 측근 이름의 회사 새힘종합건설에서 자금 40억 원이 수십 개 차명 계좌로 나뉘어 송금되고, 마지막엔 이 돈이 모두 남 씨 계좌로 모였다는 겁니다.
새힘종합건설은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가 일어난 건물을 건축 분양한 회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차명 거래에는 세입자를 모집·관리하는 과정에 남 씨로부터 돈을 받고 명의를 빌려줬던 사람들의 계좌가 사용된 걸로 추정됩니다.
편지에서는 배우자 정 씨에게 사실상 증거인멸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여보 사랑해요' 뭐 이렇게 시작하고 어쩌고 어쩌고 마지막은 이제 주님으로 끝나는데 (수사에) 대처하라는 거겠지. 이런 상황이 여기까지 밝혀지면 그렇다‥"
증거인멸은 형법상 처벌을 받지만, 친족은 예외입니다.
이 때문에 다른 측근 대신 부인에게 뒤처리를 부탁한 걸로 보입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명의대여 대가로) 월급이 115(만 원)였고 저는 정확하게 85만 원을 플러스해서 2백(만 원)을 받았다고‥알다시피 명의신탁자가 워낙 많으니 통장 돌리기는 쉬웠겠지."
지난 2017년, 동해 망상지구 사업에 뛰어든 남 씨는 경매에 나온 동해시의 임야 179만 제곱미터를 감정가 100%에 낙찰받았는데, 낙찰가는 143억 원, 대출 없이 전액 현금납부였습니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자금이 동해 사업에 쓰이는 과정에서 돈세탁이 적어도 한 번에 그치지 않았을 거란 의심이 드는 대목입니다.
[김00/건축업자 남 모 씨 측근] "일부일 수밖에 없지. 왜냐면 상식적으로 40억 원 갖고 (사업 부지를) 살 수가 없지. 덩어리로 들어간 초기 자금이지 않을까."
남 씨를 전세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한 검찰은 최근 '횡령' 혐의를 뒤늦게 포착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수사에 나섰습니다.
건축업자 남 씨는 각종 행사에서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건축업자 남 모 씨] "말씀으로만 사랑, 사랑 외치는 게 아니라 저는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라 이타적인 사람을 좋아하고‥"
MBC뉴스 박철현입니다.
영상취재 : 조윤기·이상용 / 영상편집 :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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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현 기자(78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069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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