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장타자' 정찬민, 188m 거리 7번 아이언으로 붙여 이글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3. 5. 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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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매경오픈 1라운드
정찬민 8언더로 단독선두
문경준 박상현 최호성 등
베테랑 골퍼들도 선두권
45세 베테랑 카르바요
5타 줄이며 해외파 선봉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에서 열린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1라운드 1번홀에서 스콧 헨드가 첫날부터 몰려든 갤러리들의 응원을 받으며 티샷을 날리고 있다. 성남 박형기 기자

4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CC 9번홀(파5). 10번홀에서 출발해 마지막 홀에 들어선 '괴물 장타자' 정찬민이 힘차게 날린 티샷은 무려 320m나 날아 페어웨이 한가운데에 떨어졌다. 모두들 부담스러워하는 벙커를 비웃기라도 하듯 훌쩍 넘긴 정찬민은 이어 188m를 남기고 7번 아이언을 휘둘렀다. 결과는 홀 1.2m의 완벽한 이글 기회. 이후 단 한 번의 퍼트로 단순에 2타를 줄인 정찬민은 이날 8언더파 63타를 기록하며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1라운드에서 드라이버샷을 하는 정찬민. 박형기기자

'한국의 마스터스'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은 1라운드부터 선두권 선수들의 치열한 버디 전쟁이 펼쳐졌다.

덥수룩한 수염에 커다란 덩치로 '한국의 욘 람'으로 불리는 정찬민은 "오늘 그냥 경기가 너무 잘 풀렸다"며 밝게 웃어 보인 뒤 "생각지도 않게 좋은 성적으로 끝나 나도 놀랍다. 그린 스피드가 느리지 않았고 까다로운 내리막 퍼팅도 큰 실수가 없어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자신의 별명을 아는 듯 "다들 '정람(정찬민과 욘 람의 합성어)'으로 부른다"고 말한 정찬민은 "이제는 무조건 멀리만 치려고 하지 않는다. 남서울CC는 국가대표 시절 쳐봤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에는 처음이다. 하지만 공략법은 잘 안다. 달래서 쳐야 할 홀과 자신 있게 멀리 쳐야 하는 홀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리하지 않고 코스 공략법을 지키는 작전을 마지막 날까지 유지하려고 한다. 아마추어 때는 성적보다 뭔가 보여주겠다는 느낌이 강했지만, 지금은 성적을 좀 신경 쓰고 무너지지 않으려 마음먹었다"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열심히 쳐보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총상금을 13억원으로 늘린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국내외 톱골퍼들이 모두 출전했기 때문이다.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7개, 그리고 보기 1개로 8타를 줄인 정찬민이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2015년 GS칼텍스 매경오픈 챔피언' 문경준이 6언더파 65타로 단독 2위에 자리 잡았다.

문경준은 "만족스럽다. 요즘 퍼트가 말썽이었는데 오늘은 잘됐다"고 돌아본 뒤 "사실 이번 대회는 결과에 상관없이 딱 하나만 신경 썼다. '하나-둘-셋'이라는 리듬을 신경 쓰면서 어드레스에 들어가기 전 확신을 갖고 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서울에서 우승한 기억은 장점과 단점이 있지만 좋았던 기억을 살려 한번 열심히 쳐보겠다"며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회 첫날 해외파 선수 중 '44세 베테랑' 미겔 카르바요(아르헨티나)가 5타를 줄이며 단독 3위에 올라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특히 보기가 단 하나도 없고 버디만 5개를 잡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카르바요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2012년과 2014년에 뛰었고 2부 투어인 콘페리투어에서 2승을 올린 실력파다. 아시안투어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2승을 기록했다.

4언더파 67타 공동 4위에 오른 선수 중에는 '낚시꾼 스윙'으로 유명한 최호성(50)과 황인춘(49), 그리고 숏게임이 돋보인 주흥철(42)이 눈에 띈다. 많은 경험과 인내심이 필요한 남서울CC 공략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형님들과 함께 아마추어 김현욱, 함정우, '디펜딩 챔피언' 김비오, 이정환 등이 선두 정찬민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에 포진했다.

특히 '첫 남서울CC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비오는 "몇 번의 실수가 있었지만 4언더파를 적어내 만족한다. 골프가 매번 잘될 수는 없다. 지난해 우승할 때도 미스샷을 여러 번 했지만 우승했던 만큼 실수를 안 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받아들이려고 한다"며 "남서울CC에서는 무조건 모든 샷을 하는 순간만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서울의 사나이' 박상현도 이날 문도엽, 최진호, 김동민 등과 함께 3언더파 68타로 선두권으로 출발했다. '사상 첫 대회 3승'을 노리는 박상현은 "오늘 보기를 5개나 했는데 아마도 내가 남서울CC에서 치렀던 경기 중 하루에 가장 많은 보기를 한 기록 같다"고 돌아본 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오늘 나흘간 할 보기를 모두 했다고 생각하고 내일부터 더 집중력을 발휘해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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