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보다 무서운 홀은 없다
100여명 중 단 2명만 버디
한번에 5타 잃은 선수도
'남서울CC 마의 홀'의 시작인 16번홀(파4)은 역시 제42회 GS칼텍스 매경오픈 첫날부터 선수들에게 악몽을 안겨줬다.
4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CC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 출전 선수 144명 중 김태훈과 고즈마 진이치로(일본) 단 두 명만 버디를 잡고 환호했다.
파를 기록한 뒤 주먹을 불끈 쥔 선수도 68명밖에 안 된다. 반면 보기는 61개, 더블보기는 7개, 트리플보기도 2개나 나왔다. 장희민은 무려 9타 만에 홀아웃을 하며 이 홀에서만 무려 5타를 잃어야 했다. 이날 가장 어려운 홀로 꼽힌 16번홀의 평균 타수는 무려 4.59타로 집계됐다. 이 홀은 2017년 파5에서 파4홀로 바뀌며 공포의 대상이 됐다. 지난해 이 홀의 평균 타수는 무려 4.58타.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이 홀에서 타수를 잃은 셈이다.
16번홀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남자 프로골프 대회에서 가장 까다로운 홀로 꼽혔다. 프로골퍼들이 16번홀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가 좁아서다. 티잉 구역에서 페어웨이를 바라보면 넓고 깊은 벙커 2개가 보인다. 벙커에 공이 들어가면 2m 높이를 넘겨야 하는 만큼 선수들이 티샷하기 전 느끼는 부담감이 상당하다.
2019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인상 수상자인 이재경은 "16번홀 티잉 구역에 올라서면 고민이 많아진다. 페어웨이 폭이 좁고 2개의 큰 벙커가 자리하고 있어 여러 가지를 고려해 티샷을 해야 한다"며 "선수들 대부분이 다시 파5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올해는 단 한 번의 보기도 기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통산 5승의 서요섭도 "롱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하는 만큼 공을 세우는 게 정말 어렵다. 또 그린 경사까지 까다로워 먼 거리에서 퍼트를 하면 스리 퍼트를 각오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해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그린이 빠르고 단단해서다. 또 경사가 심해서 파를 잡는 것도 어렵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나흘간 나온 버디는 단 16개에 불과했다. 보기는 189개가 나왔고 더블 보기 이상도 33차례 나왔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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