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자고 공부하는 아이들...아동·청소년 87% "행복하지 않아"
'어린이의 생활을 항상 즐겁게 해주십시오.'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소파 방정환 선생의 '어린이날 선언' 중 한 대목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발표된 '아동인권선언문'이지만, 그로부터 100년간 이 선언은 얼마나 지켜졌을까요?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 10명 가운데 9명은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난해 아동과 청소년 2천여 명을 조사해봤더니 무려 87%가 행복지수가 낮다고 응답했는데요.
1년 전보다 2.5%포인트 늘어난 겁니다.
아동행복지수는 수면·공부·미디어·운동 등 4가지 생활영역으로 아동의 하루를 분석하고 권장시간과 비교해 일상 균형 정도를 산출한 건데요.
수면 시간이 짧고 공부 시간은 과다한 아동·청소년의 비율이 최근 3년 내내 증가한 부분이 눈에 띕니다.
2021년과 비교했을 때 수면 시간이 부족한 아동·청소년이 10.4%포인트 증가했고, 적정 기준보다 공부 시간이 많은 경우는 14.5% 포인트 늘었습니다.
이렇게 잠은 못 자고, 공부 시간은 많지만 운동 시간은 부족했는데요.
90.1%가 운동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다만 미디어 사용 시간이 과다한 경우는 2021년 53.8%에서 올해 38.7%로 감소했습니다.
눈에 띄는 건 혼밥, 그러니까 혼자 밥을 먹는 횟수가 잦을수록 행복감이 낮다고 응답한 건데요.
늦은 수면, 집콕, 온라인 여가활동 등도 행복지수를 낮게 하는 것들이었습니다.
재단은 아동청소년이 일상균형을 잘 갖춰갈수록 행복감도 높아진다면서 과다한 학습시간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행복을 누릴 수 있게, 아동 수면권 및 휴식권의 제도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는데요.
더불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어린이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직 선물 고민하는 부모님들도 있으실 텐데요.
어쩌면 아이와 함께 놀고, 함께 식사하면서 좋은 추억을 남기는 게 가장 소중한 선물이 아닐까요?
YTN 윤보리 (ybr07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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