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도 가능하다는데…재판 넘겨진 ‘마약음료’ 피의자 3명

모집책 1명 추가 검거해 구속영장 청구
국제공조 통해 中 체류 공범 검거 방침

9일 서울 대치동의 한 학원에 ‘마약음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4.9 [김호영기자]

검찰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피의자 3명을 재판에 넘겼다. 특히 최고 사형까지 구형 가능한 마약류관리법상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 투약’ 혐의를 적용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신준호 강력범죄수사부장)은 4일 마약음료 제조·공급책 길모(26)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특수상해, 범죄단체가입·활동,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초 길씨에게 ‘미성년자 마약제공’ 혐의를 적용했지만 검찰은 법정형이 가장 중한 ‘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로 변경했다.

검찰은 공범인 보이스피싱 조직원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39)씨와 마약공급책 박모(36)씨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중국국적의 박씨는 필로폰 2kg(2억원 상당)을 판매한 혐의로 이미 지난달 28일 수원지검에 구속기소됐는데, 중앙지검은 이번 사건으로 추가 기소했다.

길씨 등은 지난달 3일 중국 소재 보이스피싱 조직과 공모해 ‘집중력 강화 음료’의 무료시음 행사인 것처럼 꾸며 강남 학원가에서 마약음료를 나눠준 혐의를 받는다. 마약음료를 건네받은 미성년자 13명 중 9명이 실제로 마셨고 이 가운데 6명이 환각 등 이상증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를 빌미로 학부모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자녀들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갈취하려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또 검찰은 사건 송치 이후 길씨 등의 통화상대방 등 300명의 계좌거래내역과 출입국내역 등을 집중 분석해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 모씨를 추가로 검거했다. 이달 2일 체포된 이씨는 5일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된다.

검찰 관계자는 “전담수사팀은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씨 외에도 국내외 추가 공범을 확인·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중국 법무협력관 등과 긴밀히 협조해 중국에 체류중인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등 공범을 신속히 검거하고 국내에 송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