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엄벌보다 재범률 주목해야"
[EBS 뉴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청소년 범죄가 늘어나면서, 소년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이나 후속 조치 없이, 처벌 강화만이 해법인가에 대해선 논쟁이 치열합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2017년 ~ 2022년
강력범죄 저지른 촉법소년 3만 5천 명
소년보호관찰 대상 재범률 12%
성인의 3배
학교폭력부터 디지털 성범죄, 마약까지
범죄 영역도 넓어져
인터뷰: 학교폭력 피해자(23. 3. 14. EBS 뉴스)
"저는 공황장애도 겪었고, 식이장애도 겪었고요. 밥을 제대로 못 먹었어요."
청소년 범죄가 공분 사면서
소년법 강화 주장 잇따라
엄벌주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실효성엔 찬반 팽팽
인터뷰: 한동훈 / 법무부 장관(22. 10. 26.)
"소년 흉악범죄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필요성이 증대됐습니다. 지난 70년 동안 바뀌지 않은 이 제도를 변경할만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을…."
청소년 범죄, 개인만의 책임인가
원인과 대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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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의 저자 김광민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어떤 내용입니까?
김광민 변호사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저자
제가 지난 한 6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위기 청소년은 소년범 범죄 청소년이라고 불리는 그러한 청소년들에 대한 변론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들을 변론하면서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여러 가지 생각을 나누고 그들을 지원해 오면서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사례 중심으로 써놓은 책입니다.
서현아 앵커
책 제목처럼 어떻게 소년범을 변호하게 되신지도 궁금한데요.
김광민 변호사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저자
우선 저 자신의 청소년 때 경험이 있습니다.
저도 좀 여러 가지 방황을 했었던 청소년이었고요, 그래서 그러한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러다 변호사가 됐고 변호사가 돼서 우연치 않게 관련된 일을 하는 기관에 취업을 하게 됐고요, 그곳에서 봤을 때 우리 사회가 그들에 대해서 지나치게 가혹하다 그리고 그들에게 진정한 필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좀 적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러한 맥락 속에서 그들을 변론하고 그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는 그런 활동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 소년범들을 변호하시는 과정에서 느끼신 점도 있으셨을 것 같습니다.
김광민 변호사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저자
많은 것을 느꼈죠. 네 우선은 어 그들도 그들도 결국은 천상 소년이구나 라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우리 사회에는 소년범 위기 청소년 이런 친구들을 봤을 때 상당히 좀 편견을 가지고 보는 것 같아요.
저 친구들은 매우 잔혹한 친구들이다.
혹은 매우 비행이 뛰어난 비행 정도가 높은 청소년이다.
매우 강한 청소년이다. 이런 생각들을 하는데요.
그들을 만나고 그들이 이런 진솔한 이야기를 하고 그들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그들 옆에서 지켜봤보면 이 녀석들도 결국은 결국은 어쩔 수 없는 청소년이구나 연약한 청소년이구나 우리의 도움과 보호가 필요한 청소년이구나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됐고요.
그다음은 좀 어 안타까움 혹은 슬픔 뭐 이런 감정도 상당히 많이 있었습니다.
제가 만났던 청소년들이 나이가 많아야 17, 18 정도 되는 청소년들이구요.
어린 청소년들은 12세, 13세 청소년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그들보다 두 배 이상 더 살아왔었는데요.
어떤 경우는 이 어린 친구가 이 어린 친구가 감당하고 있는 삶의 무게가 내가 느끼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무겁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친구들도 있었고요.
또 이 친구가 살아온 길, 이 친구의 배경, 이 친구의 경험, 이것들이 상당히 무겁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 친구가 겪었던 아픔 가정폭력이 될 수도 있고요, 우리 사회의 차별이 될 수도 있고 학교에서의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수많은 어려움과 아픔 그 경험들이 현재 이 친구들을 이렇게 짓누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서 아쉬움과 슬픔도 있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지난해에는 소년 심판 그리고 올해는 더 글로리라는 콘텐츠가 굉장히 사회적인 주목을 받았습니다.
덩달아서 이 소년범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광민 변호사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저자
우선은 지금 언급하신 드라마들 그 드라마를 저도 봤는데요.
이것 단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소년 범죄에 대해서 상당히 자극적으로 표현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그래서 국민 여러분들도 그런 미디어를 바라보실 때 이게 소년범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지는 않았다라는 것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상당히 자극적으로 표현했다라는 게 하나 있고요, 그다음에는 선후가 어떻게 되는지는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소년범에 대한 여론이 안 좋아지고 안 좋아지는 여론 속에서 그러한 미디어들이 나왔을 수도 있고요.
반대일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지금 앵커님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사회의 청소년 문제, 소년범죄의 문제가 미디어에서 다루는 것만큼 그렇게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라고 하는 지표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표로 봤을 때는 우리나라 소년 범죄 같은 경우는 최근 10년 동안 완만하긴 하지만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 하나는 잔혹성을 이야기할 때 강력범죄 비율을 가지고 잔혹성을 평가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강력범죄 비율만큼 잔혹성을 지표로 나타내주기 정확한, 또 범죄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청소년 강력 범죄율을 봤을 때 강력 범죄율도 완만하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여러 가지 이러한 여러 가지 상황을 봤을 때 우리 사회가 한국 사회의 청소년이 나날이 흉악해진다.
범죄가 늘어난다라고 이야기할 때 그것은 일정 부분은 왜곡된 부분이 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가 마련해야 할 대책은 무엇일까요.
김광민 변호사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저자
그들을 좀 그들을 있는 그대로 좀 바라봤으면 좋겠습니다.
어쩔 때 보면 성인 범죄보다 청소년 범죄를 좀 더 가혹하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에는 아마도 청소년이라는 대상에 대한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예컨대 청소년은 무조건 착해야 된다 어른들한테 무조건 공손하고 예의 바라야 된다 이러한 선입견이 좀 있는 것 같구요.
그런 선입견 속에서 '어떻게 청소년이, 이렇게 어린애가 이런 범죄를' 이러한 결론이 도달하고 그 결론 속에서 과도한 비난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 판단에는 그러한 비난이 우리 사회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유는 뭐냐면,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년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이 필요해요.
그렇게 해야지만이 그들에게 적합한 어떠한 대우 처우 혹은 처벌 등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게 아니라 그들에 대한 어떠한 고정관념, 특히나 좀 안 좋은 심지어 때로는 악마하는 그런 고정관념이 전제로 해서 그들을 바라봤을 때는 저희가 청소년 문제를 제대로 대처할 수 없고 그렇다고 하면 청소년 문제는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한국 사회가 청소년 문제를 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자세와 훈련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책에는 또 이런 구절도 있습니다.
위기 청소년은 범죄자이기 전에 하나의 청소년이다.
그리고 청소년의 어떠한 행동 뒤에는 반드시 어른이 존재한다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김광민 변호사 / '나는 왜 소년범을 변호했을까' 저자
말 그대로입니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에서 자라나고 있는 대상이고요, 물론 가정에서 자라날 수도 있고 마을에서 자랄 수도 있고 학교에서 자랄 수도 있지만 어쨌든 크게 보면 우리 사회가 그들을 부양하고 돌보는 대상입니다.
이거를 반대로 얘기하면 그들의 지금 현재의 상태, 분명히 우리 사회가 미친 영향이 있다는 거죠.
그리고 상당히 많이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
이것을 청소년 범죄 청소년 비행으로 한정시켜서 말씀을 드려보면 어떠한 청소년이 어떠한 비행을 저질렀을 때 그 비행의 원인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반드시 우리 사회의 책임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고요 그렇다고 하면 청소년 범죄를 바라볼 때 오로지 청소년만의 문제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문제로 바라보고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우리가 함께 반성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물론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되겠습니다만 사실 처벌은 가장 쉬운 방법 아니겠습니까.
정말 이 아이들이 왜 잘못을 하는지 왜 계속 이런 범죄에 연루가 되는지 제대로 원인을 찾아서 없애려는 노력이 중요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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