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겨냥 첨단 기술 표준 전략 발표…“中 표준개발 무결성 훼손”

박영준 2023. 5. 4.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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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첨단 기술에서 국가 표준 전략을 발표하고 대(對)중국 견제를 본격화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동맹국들을 규합, 기술 표준을 개발해 첨단 분야에서 중국을 압도하겠다는 의도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4일(현지시간) 첨단 기술에 대한 표준 개발을 위해 투자와 민간 참여, 인력 양성, 무결성·포괄성 확보 등을 우선순위로 하는 ‘핵심·신흥 기술에 대한 미국 정부 국가 표준 전략’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표준 개발에 대한 규칙 기반 및 민간 부문 주도 접근 방식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새롭게 하고, 전략적 정부 및 경제 정책, 대중의 참여, 핵심 부상 기술에 대한 투자로 민간 부문의 혁신적 힘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은 오랜 표준 리더십과 뜻을 같이하는 파트너들은 수십 년 동안 지켜온 국제 표준 제정의 핵심 원칙에 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전략적 경쟁국들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차단하고 다른 국가의 혁신을 늦추는 등 자국의 군사 산업 정책과 독재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제 표준 개발, 특히 핵심 부상 기술에 대한 국제 표준 개발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려 하고 있으며 중립적인 경쟁의 장을 자국에 유리하도록 기울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신흥 기술에 대한 미국 정부 국가 표준 전략 보고서 표지.
보고서는 말미에 기술 표준 개발이 중국에 대한 견제 목적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보고서는 국제 표준 개발이 변곡점에 있다고 진단하면서 “중국과 같은 전략적 경쟁자들은 장기적 표준 개발 과정의 무결성을 훼손하고 미래 시장을 지배하고 강압적인 레버리지를 강화하기 위한 하향식 접근 방식을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중국은 외국인 투자와 강압적인 경제적 영향력을 사용해 표준에 대한 지지를 유인하거나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국제 표준 시스템의 무결성을 촉진하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동맹국과 파트너의 지원을 활용하고 기술적 성과와 공정한 과정을 바탕으로 국제 표준이 확립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한·미는 차세대 핵심·신흥 기술에 대한 협력과 표준화, 기술보호 등 국제적 공조가 필요한 문제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미국이 기술 표준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는 만큼 한국과의 협력 범위도 더욱 광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핵심 신흥 기술로 △커뮤니케이션 및 네트워킹 △반도체 및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 △생명공학 △포지셔닝, 내비게이션 및 타이밍 서비스 △디지털 신원 인프라 및 분산원장기술 △청정에너지 생성 및 저장 △양자 정보 △스마트 커뮤니티 △바이오 뱅킹 △무인 자동화 운송시스템 △광물 공급망 △사이버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탄소 포집 및 제거, 활용, 저장 등의 기술을 총망라했다. 다양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기술 표준을 개발하고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도다. 

보고서는 핵심 신흥 기술에 대한 표준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을 핵심으로 한 투자와 민간과 학술 분야의 참여 전문가 집단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인력 양성, 국제 표준 시스템의 무결성을 촉진하고 동맹국 등을 포괄하는 포괄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우리의 전략적 경쟁자들은 특히 핵심 신흥 기술에 대한 표준 개발에서 리더십을 차지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경제와 국가 안보, 리더십 유지, 모두에게 공정한 표준을 보장하고 우리 업계의 성공적인 글로벌 경쟁 능력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우리는 표준 개발에 대한 규칙 기반과 민간 부문 주도의 접근 방식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새롭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유 표준 프레임워크를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은 국제 파트너와 동맹국을 끌어들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가 개발한 기술을 전 세계에 더 광범위하게 적용하여 시장 범위를 넓히고 우리 경제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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