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는 시민 반응부터 '덮어 둔' 오염 토양‥반쪽짜리 개방
[뉴스데스크]
◀ 앵커 ▶
그런데 이 용산 어린이정원이 공원이 아닌 정원이 된 이유가 있습니다.
미군기지 시절 토양에 스며든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연 어린이들이 맘 놓고 뛰어놀 수 있을까,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개방을 서둘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오후 2시, 예약을 한 시민들과 함께 들어가 봤습니다.
용산 어린이정원 전망 언덕에 직접 올라와 봤는데요.
이렇게 기존 부지에 꽃과 잔디를 심어 개방한 모습입니다.
산책로 옆을 따라 난 꽃을 설명해주는 해설가와, 어린이를 위한 풍선 아트.
곳곳에 방문객 프로그램이 있긴 했지만 시민들은 '어린이' 정원으로 이름붙이기엔 좀 부족하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신금자·안채린/방문객] "아직 덜 준비가 된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안내하는 사람이 없어서요. 엄청 고생했어요." <오늘 와보니까 어때요?> "그냥 볼 게 하나도 없어요."
반환된 미군기지의 토양오염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굳이 개방을 서둘러야 했냐는 불안도 가시지 않았습니다.
재작년 환경부 조사 결과 부지 반환 이전의 장군 숙소와 야구장, 스포츠 필드 세 곳 모두에서 발암물질과 중금속이 검출됐습니다.
사람이 장시간 머물면 안 된다는 '우려' 기준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공원'이 아니라 '정원'이란 명칭이 붙은 이유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오염 논란이 있는 땅에 두께 15cm 이상 흙을 덮었고, 잔디나 꽃을 심어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차단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오히려 땅 속 유해물질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영/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 "토양도 미생물에 의해서 호흡을 하지만 식물도 호흡을 하잖아요. 토양 오염뿐만 아니라 지하수 오염 또한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식물의 호흡을 통해서 또 (공기 중으로) 배출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고‥"
정부는 지난해 시범 개방 때 관람객들이 2시간씩만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오늘 임시 개방 이후에도 2시간 단위로 예약을 받고 있습니다.
환경단체들은 오늘 행사장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민을 위험한 공간으로 몰아넣지 말라"며 임시 개방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국토부는 정원의 중금속 등 오염물질이 환경기준치보다 낮거나 주변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전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영근 전승현/영상편집: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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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장영근 전승현/영상편집: 조기범
구나연 기자(kun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068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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