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7년 만에 소나무재선충병 발생…긴급 방제

내곡동 잣나무 고사목 7주 감염…주변 2㎞ 소나무류 반출금지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서울에서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린 나무가 7년 만에 발견돼 시 당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초구 내곡동 임야의 잣나무 고사목 18주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 총 7주가 소나무재선충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판정됐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 이내의 작은 선충이 소나무나 잣나무 조직 내에 살면서 일으키는 병으로, 나무가 한번 감염되면 100% 고사할 만큼 치명적이다.

선충은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 등 매개충의 몸 안에 서식하다가 새순을 갉아 먹을 때 상처 부위를 통해 나무에 침입한다.

서울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것은 2016년 4월 이후 7년 만이다. 이 병은 작년부터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시는 10일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내곡동 현장에서 지역방제대책회의를 열고 긴급 방제체계를 구축한다.

회의에는 서울시, 서초구와 인근 지자체(강남구·성남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한국임업진흥원, 서울국유림관리소, 군부대 등이 참여한다.

긴급방제 계획에 따라 시는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시기, 원인,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과 역학조사를 시행하고 유관기관과 발생지역 정밀조사를 시행한다.

산림병해충예찰방제단 등 가용인원을 최대한 활용해 이른 시일 내에 추가 조사를 하고 접근이 어려운 산림지역은 국유림관리소의 협조를 얻어 드론을 띄워 고사목을 찾아낼 계획이다.

또한 발생지 반경 10㎞ 내의 소나무류 고사목에 대해서는 한국임업진흥원과 서울국유림관리사무소, 해당 자치구(서초·강남·송파·강동·동작·관악·광진)가 협업해 2주 동안 정밀조사를 벌인다.

아울러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지역 반경 2㎞ 이내 행정동 전체 구역을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으로 지정하고 직경 2㎝ 이상의 소나무류 이동을 전면 제한한다.

이동 제한 대상은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리는 소나무, 해송, 잣나무, 섬잣나무 등 총 4종이며 직경 2㎝ 이상의 벌채 산물도 포함한다. 이를 위반하면 관련 법령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는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소나무재선충병이 더 이상 확산하지 않도록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시민들은 소나무류 반출 금지에 협조하고, 주변 소나무나 잣나무류가 죽어가고 있으면 자치구 산림부서로 즉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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