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동료였던 212억원 우완, 44구의 행복…1승이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 많이 던지고 싶다면, 더 잘 던져야 한다.”
잭 그레인키(40,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감격의 시즌 첫 승을 따냈다.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7경기서 1승4패 평균자책점 5.25.
그레인키의 승리는 2022년 8월1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6⅓이닝 9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이후 무려 9개월만이다. 개인통산 224승으로 메이저리그 현역 통산 최다승 3위의 그레인키조차 1승의 어려움, 무게감을 실감했을 것이다.
그레인키는 밀워키 브루어스,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거쳐 2022시즌에 캔자스시티와의 1년 계약을 통해 친정으로 돌아왔다. 예년에 비해 구위가 확연히 떨어졌다. 26경기서 4승9패 평균자책점 3.68에 그쳤다.
그럼에도 캔자스시티는 올해 다시 그레인키에게 1년 계약을 안겼다. 보장 850만달러에 옵션 포함 최대 1600만달러(약 212억원) 계약. 시즌을 앞둔 지난 2월에는 KBO리그 한화 이글스의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지 벨뱅크파크에서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올해도 출발부터 꼬였다. 3월31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서 5⅓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 4월 6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서 6이닝 7피안타 4탈삼진 1볼넷 1실점, 4월 11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서 5이닝 6피안타 3탈삼진 1볼넷 4실점(3자책)으로 괜찮았다. 그럼에도 승리 없이 3패만 떠안았다.
그러나 4월 1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서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4실점, 4월23일 LA 에인절스전서 5이닝 7피안타 2탈삼진 4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결국 4월28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서 3⅔이닝 8피안타 3탈삼진 2볼넷 7실점으로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며 패전을 안았다.
시즌 7번째 등판에서 마침내 첫 승을 신고했다. 흥미로운 건 5이닝을 단 44구로 끝냈다는 점이다. 이 정도의 투구수라면 완봉승 혹은 완투승 모드인데, 캔자스시티 벤치는 그레인키가 승리요건을 갖추자 6회 시작과 함께 곧바로 불펜을 가동했다.
90마일을 넘는 포심, 싱커가 거의 없었으나 커터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활용해 타이밍을 빼앗았다. 스트라이크 존 보더라인 활용도 좋았다. 그레인키로선 불만을 가질 법도 했지만, MLB.com을 통해 “그냥 경기서 이기려고 노력해야 한다. 불펜은 훌륭한 투구를 하고 있고, 선발투수들은 그렇게 잘하지 못했다. 더 많이 던지고 싶다면 더 잘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캔자스시티 선발진은 이날까지 평균자책점 5.62로 아메리칸리그 13위다. 선발승이 5승에 불과하다. 불펜 평균자책점도 5.30, 아메리칸리그 13위지만, 벤치의 선택은 불펜 조기 가동이었다. 어쨌든 그레인키는 44구만 던지고 9개월만에 승수를 따냈다.
그레인키의 통산 224승은, 메이저리그 현역 최다승 2위다. 1위 저스틴 벌랜더(40, 뉴욕 메츠, 244승)는 부상으로 아직 올 시즌에 1개의 공도 던지지 못했다. 그레인키는 3위 맥스 슈어저(39, 뉴욕 메츠, 203승), 4위 클레이튼 커쇼(36, LA 다저스, 202승)의 추격을 받는다. 나이를 감안할 때, 올 시즌 행보를 볼 때 커쇼가 통산 최다승 순위를 평정할 가능성이 크다.
[한화 캠프에서 공을 던진 그레인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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