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보기만 해도 기분 나빠” 해금강 호텔 완전 철거
북한 금강산 관광지구에 세워졌던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이 최종 해체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진다”며 철거를 지시한 바 있다.
4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 보도에 따르면 민간 위성영상 업체 ‘플래닛 랩스’가 지난 3일 촬영한 북한 강원 통천항 위성사진에 해금강 호텔의 하층 지지대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하층 지지대 위 건물이 해체된 데 이어 해금강 호텔이 최종 철거된 것이다.
통천항 수상에 떠 있던 하층 지지대는 지난 3월부터 크기가 줄어드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잇따라 포착됐다. 금강산 관광지구가 위치한 강원 고성항에서 지난해 12월 통천항으로 옮겨져 해체 작업이 이뤄져 왔다.
남한 기업 현대아산이 소유한 해금강 호텔은 금강산을 방문한 남한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한 수상 호텔이다. 2008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2019년 김 위원장이 철거를 지시할 때까지 10여년간 방치돼 있었다.
2019년 10월 금강산 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한 김 위원장은 “건축 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 아니라 그것마저 관리가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 없다”며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손쉽게 관광지나 내여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년간 방치되여 흠이 남았다”며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되였다”고 비판했다. 남측과 협력해 금강산 관광 사업을 추진한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정일 위원장을 비판하면서까지 추진한 금강산 관광지구 시설 철거는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며 경색되기 시작한 남북관계 현실을 상징했다. 현재 남북관계는 ‘강 대 강’ 군사 대립으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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