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김종인 (1) "양극화 문제 심각...재정 유연해야 갈등해소"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3년 5월 4일 (목요일)
■ 진행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대담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기획 대담] 윤석열 정부의 산파역,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묻는다 (1)
김종인 (1) "양극화 문제 심각…재정 유연해야 갈등해소"
- 양극화 문제 심각… 대기업·성장 정책 위주로는 갈등 해소 불가능
- 재정 건전화가 유연해야 민주주의 사회가 유지
- 저출산·노동인력 보충해야 연금개혁 성공할 수 있어
- 적극적인 이민정책 필요…국민 수용 여부가 관건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이하 신율)>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3부입니다. 다음 주 수요일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지 1주년이 됩니다. 그리고 저희 YTN 라디오도 개국 15주년을 맞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및 YTN 라디오 개국 15주년을 기념해서 '기획 대담'을 마련했습니다. 오늘 바로 그 주인공 전화 연결해 보겠습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하 김종인)> 네, 안녕하세요.
◇ 신율> 윤석열 정보가 벌써 1년이 됐는데, 오늘 말이에요.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 "불평등 양극화 해소 방안이 없고 사회적 약자를 돕지 못했다. 특히 재정건전성을 내세워서 감세 정책을 추진해서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모순적 정책을 추진했다." 이렇게 비판하면서 임기가 4년 남았으니까 지금이라도 경제 기조를 바꿔야 한다. 이렇게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습니다. 1주년이 된 입장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위원장님께서는 어떤 생각 가지고 계십니까?
◆ 김종인> 사실 지금 현재의 상황을 갖다가 냉정하게 판단을 하면 그렇지 않아도 지금 오랜 동안에 우리나라의 양극화 문제라고 하는 것이 심각하게 거론이 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지난 3년간의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피해자가 많이 양산이 됐다고 저는 봐요. 특히 자영업자라든가, 플랫폼 근로자라든가, 그다음에 그동안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서 발생하고 있는 임금의 지나친 격차. 이런 것들이 지금 피해자를 많이 양산하고 있는데, 그래서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피해자들의 충격 속에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런데 지금 경기도 별로 빨리 회복이 되지 않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충격이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정부의 정책을 볼 것 같으면 기본적으로 대기업 위주의 성장 정책 위주로 되어있고, 또 재정은 재정의 건전화에 맞춰가지고 있기 때문에요. 이 피해자들이 굉장히 실망된 상황에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그런데 그 점에 대해서 제가 보기에는 사실은 무엇보다도 굉장히 중요한 사태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 대해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거나 이 점을 해결하는 정책적인 비전이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에요.
◇ 신율> 지금 피해자들이 실망한 상태, 피해자들의 충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이런 충격이 지속되고 실망이 지속됐을 경우에는 그것이 또 다른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겁니까?
◆ 김종인> 당연히 그렇죠. 피해자들이 계속해서 이렇게 존속하는 기간 동안은 사회가 안정이 될 수가 없고, 지금 우리나라가 각 분야가 갈등 구조 속에 있는데 그런 갈등이라는 것이 해소가 될 수가 없는 거죠.
◇ 신율>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위원장님께서는 독일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시고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내신 경제학자기 때문에 여쭤보는데, 재정건전화도 중요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재정건전화를 유지하면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 김종인> 사실 일반적으로 얘기했을 때 재정의 건전화라는 것이 중요한 건 누구나 다 인정하는 상황인데, 소위 사회경제적인 상황을 제대로 파악을 할 것 같으면 재정이 융통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사회적인 불안이 고조가 될 것 같으면 결국은 재정을 아무리 건전하게 한다고 해도 그 자체가 경제 성장에 굉장히 네거티브하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재정의 건전화가 우선순위가 될 수가 없어요. 정치, 사회, 경제적인 상황의 변화에 따라서 재정이라는 게 굉장히 유연하게 움직여질 수 있어야만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는 것이 유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 신율> 그러면 위원장님께서 윤석열 정부에게 조언을 좀 해 주신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까요?
◆ 김종인> 어떤 방향이 아니라 지금 사실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늘어난 피해자들을 어떻게 정상적인 상황으로 이끌어 갈 거냐를 한번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거죠. 그런데 이거를 무시하고서는 경제 정책이 제가 보기에 제대로 이루어지기가 힘들 거예요.
◇ 신율> 그런 차원에서 노동개혁은 어떻게 평가하고 하십니까?
◆ 김종인> 글쎄요. 노동개혁이라는 것이 말은 노동개혁이라고 지금 나와 있는데, 실질적으로 노동개혁의 방향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 거라고 하는 비전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 신율> 개혁 얘기가 나왔으니까요. 연금개혁은 가능하다고 보세요. 현 정부 4년 내에요.
◆ 김종인> 제가 보기에는 연금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에요. 이해관계가 서로 상충돼 있는 상황인데, 지금 얘기를 들어서 연금개혁의 필요성이 뭐냐 하면 우리가 지금 인구 감소 추세에 놓였잖아요. 더군다나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출생률을 볼 것 같으면 앞으로 미래 세대가 과연 연금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에 연금을 볼 것 같으면 앞으로 한 30년 정도는 지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에 지금 연금을 제대로 맞춰줄 수 있는 인구 구조를 어떻게 형성할 것이냐. 이런 데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고서는 연금개혁을 아무리 해봐야 별 의미가 없어요.
◇ 신율>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는 연금개혁의 방향은 조금 수정이 돼야 된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김종인> 지금 사실은 연금개혁의 방향이 근본적으로 나온 게 없어요. 예를 들어서 연금개혁이라고 할 것 같으면 연금의 가장 중요한 과제가 뭐냐 하면 65세 이상 노령의 분들이 생계 안정을 유지한다는 것이 연금의 기본 목적이에요. 그런데 지금 연금개혁을 얘기하는 사람들을 대략을 보면 재정의 안정에 어떻게 포커스를 맞출 거냐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재정의 안정에 포커스를 맞춘다고 할 것 같으면 연금의 수령액을 줄이거나, 이럴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될 것 같지만 노후에 생계가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지금 단순하게 말로만 한다고 해서 연금개혁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에 예를 들어서 프랑스의 연금개혁을 볼 것 같으면 연금 수령 연령을 갖다가 62세에서 64세로 2년 늘린다는 걸 가지고 굉장히 사회적인 혼란을 겪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노령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생계 보전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것이 저는 연금개혁의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금 현재 사실 노인 빈곤율이 OECD에서 최고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데 이 빈곤율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연금개혁을 해서 예를 들어서 연금 수령액을 줄인다고 할 것 같으면 노인 빈곤율이라는 것은 해결할 방법이 없는 거죠. 그러니까 연금개혁이라는 것이 말 같이 이렇게 쉽지가 않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정권서부터 계속해서 연금개혁 얘기를 했지만 아직까지도 연금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율> 위원장님께서는 제가 알기로는 국민연금을 맨 처음에 도입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셨던 걸로 기억하고 있거든요.
◆ 김종인> 사실은 제가 1976년도에 건강보험 도입을 주장을 했을 적에 그때 전반적으로 사회보험 제도를 어떻게 할 거냐. 그러니까 단기 위험인 건강보험부터 먼저 하고 건강보험이 어느 정도 정착이 될 것 같으면 연금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돼서 건강보험 도입한 지 10년 만에 1988년 1월 1일부터 지금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이 된 겁니다. 그렇게 해서 지금 20여 년 이상 30년 가까이가 지나갔는데, 그러니까 연금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뭐냐 하면 인구 구조가 정상적이어야만 연금 제도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금 인구 구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죠. 지금 노령 인구는 늘어나고 새로운 일자리에 들어오는 인구는 감소 추세에 있고 더군다나 출산율은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요. 그래서 연금개혁이라고 하는 것이 그 여러 가지를 다 복합적으로 봐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출산율을 제대로 올릴 수 없다고 할 것 같으면 출산율 저하로 인해서 발생하는 노동 인력을 어떻게 보충을 해서 실질적으로 연금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늘릴 것이냐 하는 측면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서는 연금개혁 자체의 결과를 가져올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러면 위원장님께서는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김종인> 결국은 적극적인 이민정책을 안 하고는 방법이 없어요. 그런데 적극적인 이민 정책을 국민들이 제대로 수용할 거냐, 이것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신율> 그런데 그건 인위적으로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이미 싫어하면요.
◆ 김종인> 그러니까 정부가 그런 문제에 대해서 솔직하게 모든 걸 갖다가 일반 국민에게 알리고서 일반 국민을 설득을 하려고 노력을 같이 병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신율> 알겠습니다. 위원장님께서 맨 처음에 건강보험을 도입할 때 국민연금도 생각하셨던 이유가 이 독일의 사회국가 개념을 하나의 모델로 생각하셨던 거죠?
◆ 김종인> 사실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소셜 시큐리티 시스템을 도입한 게 1881년도 독일의 비스마르크가 시작을 한 거 아닙니까? 그걸로 인해서 독일이라는 것이 '사회국가'라는 명칭을 갖게 됐죠. 그리고 이것이 미국으로 전파된 것이 19세기 말이죠. 그러니까 1890년대에 미국을 젊은 학생들이 독일에 가서 공부를 하면서 정부의 사회적인 역할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이것이 미국에 도입이 돼서 오늘날 미국의 진보의 뿌리가 거기서 생겨난 거다. 이런 얘기예요. 자본주의 사회가 오늘날 이렇게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 뭐냐 하면 자본주의의 부정적인 측면에 정부의 사회적인 역할을 도입함으로 인해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가 별 탈 없이 발전해 온 거다. 이렇게 보는 거죠.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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