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2백 개…넘쳐나는 출렁다리 어떻게?

서영준,한솔 2023. 5. 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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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전국에 설치된 출렁다리가 2백 개가 넘습니다.

대부분 개통 초기 반짝 효과를 내다 외면받기 일쑤인데요.

그걸 알면서도 왜 지자체들이 앞다퉈 출렁다리 건설에 나서는지, 출렁다리 효과를 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서영준, 한솔 기자가 연속 보도합니다.

[리포트]

개통 1년 된 금산 월영산 출렁다리에는 전국에서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려한 경관에 지상 40미터 위에서 느끼는 출렁임이 매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정순옥·정말순/서울시 강서구 : "마음이 시원하고 바람도 시원하고, 마음이 확 열리는 기분이었어요."]

[박인옥/아산시 배방읍 : "산도 좋고 물도 너무 맑은데, 출렁다리가 너무 예쁘더라고요."]

개통 후 1년간 방문객은 68만 3천여 명, 금산 인구의 13배가 넘습니다.

인구 5만의 금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가 됐습니다.

인근 식당가는 출렁다리 개통 후 유입인구가 85% 늘었습니다.

신용카드 연간 결제액도 개통 전보다 50% 넘게 늘었습니다.

[허희진/출렁다리 인근 식당 업주 : "그 전에는 대기 손님 표를 안 줬거든요. 그런데 주말 같은 경우에는 대기 손님 표가 100번에서 150번까지 나가고 있습니다."]

출렁다리 특수는 10km 떨어진 인삼약초시장까지 미치고 있습니다.

출렁다리 개통 후 1년간 방문한 관광버스가 4천 7백여 대로, 그 전 1년간의 2.6배에 달했습니다.

[최선이/금산인삼시장 상인 : "부산에서도 왔다고 하고, 창원에서 왔다고 하고, 서울이나 경기도에서도 많이 오고…."]

금산군은 깻잎과 인삼뿐이었던 지역경제에 관광산업의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지나/금산군 관광진흥팀 주무관 : "출렁다리를 개통하면서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걸 보고, 금산군도 관광지로서 가능성이 있구나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통 초기 몰리는 관광객을 노리고 너도나도 출렁다리 건설에 나서지만 효과가 길지 않다는 게 고민입니다.

KBS 뉴스 서영준입니다.

▼ 전국에 난립…방문객 뚝

14년 전 충남 최초로 개통한 길이 207미터의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당시만 해도 국내 최장이란 이름값 때문에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지만 지금은 한산합니다.

인근 예산과 논산에 잇따라 출렁다리가 생기면서 2015년 77만 명에 달했던 방문객이 지난해 20만 명으로 급감했습니다.

4년간 630만 명이 찾았던 예산의 예당호 출렁다리도 방문객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통 첫해인 2019년 295만 명에 달했던 방문객이 지난해 103만 명으로 65%나 줄었습니다.

전국 200여 곳에 출렁다리가 난립하며 희소성이 사라졌고, 출렁임 말고는 특성도 없다 보니 흥미를 주지 못한 탓입니다.

방문객이 줄면서 경제효과도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윤택중/서울시 온천동 : "출렁다리만 있지 주변 경관이 전혀 없어요. 물과 다리 하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단조롭고 아무 흥미를 못 느끼지요."]

출렁다리 효과를 살리려면 출렁다리 체험이 전부가 아니라 일부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출렁다리 주변에 다양한 관광시설을 지어 단지화하거나 이웃 시군과 협력해 연계관광 코스를 개발하는 등 출렁다리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하라는 겁니다.

[정강환/배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 "다리를 건너오면 어떤 부분들과 연계가 되고, 다른 시설들과 연계가 될 수 있는, 조금 더 복합적인 콤플렉스(관광단지)로 생각하는 마인드가 필요합니다."]

또 한겨울과 한여름 같은 비수기에 활용 방안도 세워야 출렁다리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KBS 뉴스 한솔입니다.

촬영기자:안성복

서영준 기자 (twintwin@kbs.co.kr)

한솔 기자 (sol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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