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고립무원의 태영호, 한국 정치 잘못 배웠나?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2023. 5. 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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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치권 뉴스의 인물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인데요, '대통령실 정치개입' 논란을 불러 당 안팎의 공격을 받고 있죠. 태 최고위원은 탈북민 출신으로는 첫 집권 여당 최고위원인데요, 최고위원이 된 지 두 달도 안 돼서 정치적 위기를 만났습니다. 북한과 다른 한국 정치의 현실을 모른다거나 정치를 잘못 배웠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태영호 참석하는 회의 취소


오늘(4일) 오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예정돼 있었지만, 어제 취소됐습니다. 국민의힘 측은 지도부가 용산 어린이 정원 개방 행사에 참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기현 대표도 "일정을 보면 알지 않나. 오전 9시 40분부터 용산에서 공개 행보를 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사무총장, 정책위 의장 다 거기 있었다"고 일정상의 이유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이 초래한 잇단 설화 논란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외부 행사가 있어서 회의 개최가 어렵다는 건 표면적인 이유이고 논란의 중심에 있는 최고위원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열기가 부담스러워 아예 취소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두 최고위원은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대통령실의 정치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킨 만큼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대표하는 친윤(친윤석열)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태영호 죽이기 집단린치'라면서 태 최고위원이 반발한 데 대해 "공감하기 조금 어렵다"고 완곡하게 태 위원을 비판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집단 린치 등 표현을 언론 보도로 보고, 많은 분이 공감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록 관련해서는 "본인(태영호 최고위원)이 있지도 않은 말(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의 '공천' 발언 전언)을 함으로써 결국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보좌진에도)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다. 있지도 않은 일을 갖고 다른 목적 달성을 위해 사실과 다른 표현을 했다는데,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 기자: 태영호 최고위원이 사실상 거짓말한 것 아니냐, 책임 있지 않느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 이철규 사무총장: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데, 있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중략) 본인의 말에 의하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안정감을 주기 위해서 사실과 다른 말을 했다고 하는데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태영호 떠난 윤심, 반발하는 태영호


태영호 최고위원의 운명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로 넘어갔는데요, 김기현 대표가 어제(3일) 태 최고위원을 둘러싼 의혹을 기존의 다른 사건들과 병합해 심사해 달라고 요청한 걸 받아들여 오는 8일 회의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태 최고위원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제(3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을 인용해 보겠습니다.

전당대회 기간 제가 언급했던 4.3 관련 발언을 시작해 최고위원이 된 후에도 여러 역사적 평가와 관련한 발언이 있은 후 매일 사퇴하라는 정치적 공세와 '태영호 죽이기 집단 린치'가 각 방면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중략) 저를 정치권에서 퇴출시키려는 음해성 정치공세와 막후작전, 가짜뉴스들은 더욱 많이 나올 것이고 태영호 죽이기는 더욱 거세질 것입니다. 저의 모든 신상도 탈탈 털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꺾으면 꺾일지언정 굽히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강철 같은 정치인이 될 것입니다.

"'태영호 죽이기 집단린치'가 각 방면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여기서 나왔습니다.

태 최고위원은 일련의 의혹과 논란들을 '태영호 죽이기'라고 규정하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강력한 대응도 예고하고 있는데요, 여론에 호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태 최고위원이 1년 이상의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내년 총선의 공천을 받는 것이 불가능해집니다. 6개월 이상 정지 처분만 받아도 총선 출마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최고위원 자리에서 자진 사퇴하라는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진 사퇴하고 자숙하는 모습을 보이면 징계가 조금이라도 내려가 내년 총선 출마를 기대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오 "좋게 봤는데, 정치 잘못 배웠다"


지난 3·8 전당대회 때만 해도 국민의힘에서는 태 최고위원에 대한 기대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어제(3일) KBS 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태 최고위원에 대한 평가가 바뀌었다고 했는데요, 처음에는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한국 정치 더 배워야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태영호 최고위원이 탈북자기 때문에 제가 사실 애정을 많이 가졌어요. 한국에 와서 얼마 안 됐는데 그래도 국회의원까지 되고 사람이 참 괜찮은 사람이다 이렇게 해서 가급적이면 좀 비호도 하고 제가 그랬는데 이번에 하는 걸 보니까 이게 최고위원은 물론이지만 한국에서 국회의원 하려면 좀 더 배워야 되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이재오 상임고문은 태 최고위원 녹취록 내용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문제가 되고, 거짓으로 꾸며낸 말이라고 해도 "공천은 대통령실에서 준다 하는 걸 본인이 알고 있다 이런 이야기"이기 때문에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설이 은연중에 퍼지는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상임고문은 태 최고위원이 이런 한국 정치의 현실을 모른다, 심지어는 한국 정치의 나쁜 점만 먼저 배운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태 의원이 오신 지 10년도 안 됐는데 정치의 잘못된 것만 배우게 된 거예요. 이번에 발언도 그렇고 후원금 쪼개기도 그렇고. 저는 그렇게, 정말 그렇게 안 봤거든요. 아주 좋게 봤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일련의 행위를 보면 아, 저분이 정치를 좀, 한국 정치를 잘못, 못된 것만 먼저 배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태 최고위원에 대해 "한국에 오신 지 얼마 안 됐는데 생각보다 빨리 한국의 잘못된 정치를 익혔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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