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공격 의혹에… 젤렌스키 "우린 무기도 부족"

러 "푸틴 노려… 보복할것" 경고
젤렌스키 "우리 영토에서만 싸워"

지난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서 촬영된 영상 속에 크렘린궁 상공에서 발생한 폭발이 담겨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크렘린궁 무인기(드론) 사건에 대해 우크라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측에서는 보복을 예고했으며 젤렌스키를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미국 NBC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젤렌스키는 이날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는 러시아 모스크바를 공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런 공격을 위한 할 만큼 무기가 충분하지 않다"며 "이번 공격에 대한 혐의를 밝히기 위해 전쟁재판소에 맡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는 "우리는 우크라 영토에서 싸우고 있으며 우리 마을과 도시들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3일 성명에서 "전날 밤 우크라가 드론으로 크렘린궁 대통령 관저에 대한 공격을 시도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2대의 드론이 크렘린궁을 겨냥했으나 군이 전자전 체계를 적절히 사용해 이들을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이번 공격으로 푸틴이 다치지 않았고 파편 등으로 인한 건물 손상도 없었다고 전했다.

크렘린궁은 "우리는 이를 러시아 대통령의 생명을 노린 계획적인 테러 행위로 간주한다"며 "러시아는 적합한 시기와 장소에 보복할 권리가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이날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 오가료보의 대통령 별장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는 러시아의 주장에 대해 "푸틴은 그의 국민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라비야방송에 따르면 푸틴의 최측근이자 과거 러시아 대통령을 지냈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는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젤렌스키를 비난했다. 그는 이번 드론 사건으로 "젤렌스키와 그의 파벌을 제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도 텔레그램에서 "젤렌스키 정권과는 어떤 협상도 불가능하다"며 "우크라 테러 정권을 멈추고 파괴할 능력이 있는 무기를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