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만에 지리산 화엄사 석등 해체"…10일, 해체 보수 고불식
화엄석경 복원 보존 위한 '화엄석경관' 개관식
국보 12호로 지정된 지리산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이 62년 만에 부분 해체돼 보수를 진행하는 고불식이 오는 10일 열립니다. 또, 같은 날 화엄석경 복원 보존을 위한 첫걸음으로 화엄석경관 개관식이 함께 열립니다.
고불식(告佛式)은 사찰에서 중대한 일이 생겼을 때 부처님 앞에 알린다는 의미를 담은 불교 의식입니다.
1,300여 년 전부터 화엄사를 밝혀온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은 높이 6.2m로 현존하는 석등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입니다. 석등은 1961년과 1986년, 2009년 3번의 수리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961년은 전체해체보수, 1986년은 접합복원, 2009년엔 전체세척을 했습니다.
1961년에는 기초를 콘크리트로 다짐 후 전체해체보수를 하였고, 화사석·상대석 등 기존의 부재들을 목재로 보양하여 재사용하였습니다. 1986년에는 간주석 박리로 떨어져 나간 부분과 옥개석의 떨어져 나간 부분을 수지처리하거나 접합 복원했습니다. 2009년에는 건식과 습식세척을 사용하여 전체세척을 했습니다.
석등은 그간 3차례 정기 조사와 문화재 특별 종합점검, 정밀안전진단 등 결과 석재 표면이 떨어지는 박리 현상이 다수 확인됐습니다. 특히 화사석과 상대석의 균열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돼 62년 만에 부분해체 보수가 결정됐습니다.
화사석은 석등에서 불을 밝히는 부분이고, 상대석은 화사석을 받치는 넓은 석재로 연화문 등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후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지난 2019년부터 중점관리 대상 석조 문화재로 지정해 4년 간 모니터링을 해온 결과 화사석에서 구조적 불안정을 초래하는 관통상 균열 11개소, 표면균열 1개소가 확인됐으며, 최소 6조각으로 파손된 상태였습니다. 상대석도 관통상 균열이 확인되며 최소 2조각으로 파손된 상태였습니다. 특히 화사석의 수직 균열은 해당 기간인 4년 동안 균열 폭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진행성 균열로 판단되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분해체 및 보존 처리 하기로 하여 고불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편, 8세기 중엽 연기조사가 화엄사 장륙전 (현 각황전) 내부 사방 벽에 화엄경을 돌에 새긴 석판인 '화엄석경'을 보관하는 화엄석경관 개관식이 고불식 이후에 진행됩니다.
보물 제1040호로 지정된 화엄석경은 정유재란 때 화재로 변색되어 회갈색과 암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작은 것은 5∼10자, 큰 것은 100자 내외의 글씨가 새겨져 있으며, 글씨체는 해서체입니다. 정유재란과 세월을 이기지 못해 풍화로 1만 4천여 점의 파편으로 변했지만, 팔만대장경처럼 고려인의 영원불멸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만큼 문화유산으로 손색이 없는 유물입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지어진 화엄석경관은 연구수장동 1개동과 관리지원동 1개동으로 이뤄졌으며, 화엄석경의 보존과 관리, 연구, 복원 등을 담당하게 됩니다. 초대 화엄석경관장에는 화엄사 문화국장 우견스님이 임명되었습니다.
화엄사 주지인 덕문스님은 "화엄석경관은 문화재를 보존의 관점에서 이제는 국민과 함께 문화재를 누릴 수 있도록 활용하는 관점으로 지었다"고 하면서 "화엄석경이 조성될 무렵의 시기는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룬 후 흩어진 민심을 모으기 위한 일환으로 정신적인 무엇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특히 백제인들에게, 화엄사상을 중심사상으로 즉 중생 등 존재하는 모든 것이 모두 행복하고 더불어 사랑하고 다 같이 자비할 수 있는 화엄정신만이 국민을 하나로 모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화엄사상을 통해서 분열된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반이 분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정신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무얼까 보면 바로 석경의 복원 사업을 통해 석경 정신을 국민과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 본다"며 종교와 빈부 갈등, 노사 갈등 등 사회 문제에 대한 화엄석경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정치훈 기자 pressjeo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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