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임 1년...노동자 분신사건으로 노정관계 극한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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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로 불거진 노정(勞政) 갈등이 노동자 분신 사건으로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화물연대 파업을 거치며 노동계에 대한 강경 대응이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걸 학습한 정부가 노조를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노정 관계는 사실상 파국 상태다.
이달 분신사태 이후에도 여당과 정부는 '노조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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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도 보조금 중단하며 관계악화
"대화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상태"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로 불거진 노정(勞政) 갈등이 노동자 분신 사건으로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파업, 화물연대 파업을 거치며 노동계에 대한 강경 대응이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걸 학습한 정부가 노조를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노정 관계는 사실상 파국 상태다. 노동계는 연일 정부 비판 목소리를 높이며 '하투(夏鬪)' 준비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간부 5,000여 명이 모인 집회를 열고, 이날부터 매일 저녁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이달 1일 검경의 압박 수사를 비판하며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씨의 빈소가 마련된 곳이다. 건설노조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양씨의 장례를 노동조합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이날 강원 속초시에서 시신을 운구해왔다.
민주노총이 서울대병원에서 무기한 장례와 촛불집회를 여는 건 2016년 백남기 농민 장례식 이후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이 달에만 총 3번의 결의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시작은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인 이달 10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진행된다. 이달 31일에는 금속노조와 건설노조가 파업에 들어간다. 본격적인 하투의 시작이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고인의 요구사항은 윤석열 정권 퇴진과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이었다"며 "정권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정권 퇴진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던 한국노총도 현재 정부와 감정의 골이 깊다. 노조 회계서류 제출 요구에 한국노총이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가 최근 매년 집행해왔던 국고보조금 지원을 끊었기 때문이다. 규모는 약 26억 원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은 34년간 이어져 온 법률상담과 구조사업에 쓰이고 있다. 한국노총은 "노조를 돈으로 길들이려는 치졸한 수작"이라며 "합리적 노동운동을 지향하고 사회적 대화를 중요시하는 한국노총을 기어이 적으로 돌리려는 것이 정부의 목적이라면 우리가 그 목적을 반드시 이루도록 투쟁해 줄 것"이라고 했다.
정부와 양대노총의 강대강 대치 속에서 노정관계는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태다. 양측 모두 대화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주 최대 69시간제'로 불리는 근로시간제도 개편안 발표 이후 정부의 행보다. 당시 정부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20여 일간 400여 명을 만났다고 홍보했지만, 그 안에 양대노총은 포함되지 않았다. 양대노총은 올해 2월 정부가 주최한 근로시간제도 개편안 토론회에 참석을 거부했고,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3월 양대노총 청년 노동자들의 면담 요청을 거부했다. 이달 분신사태 이후에도 여당과 정부는 '노조 때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한 노동계 인사는 "양측 모두 만나서 대화할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상대방 의견을 듣기보다 자신들의 메시지 전달을 우선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대로면 앞으로도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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