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카페] 압수수색 영장에도 심문 절차 도입... 法 "사생활 보호" 檢 "수사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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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범죄 혐의가 있는 이에게 형사나 검사가 찾아와 영장을 내민다.
영장은 형사절차와 관련해 법원이 발부한 체포, 구속, 압수, 수색의 명령 또는 허가서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두고 법원과 검찰이 강한 갈등을 빚고 있다.
대법원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사전심문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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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범죄 혐의가 있는 이에게 형사나 검사가 찾아와 영장을 내민다. 영장은 형사절차와 관련해 법원이 발부한 체포, 구속, 압수, 수색의 명령 또는 허가서다. 기본권을 침해하는 법적 강제처분이라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반드시 있어야 하고, 이같은 '영장주의'를 위반해 수집된 증거는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없다.
이 중에서도 압수수색은 압수와 수색이 합쳐진 단어다. 그런데 최근 이같은 압수수색 영장 발부를 두고 법원과 검찰이 강한 갈등을 빚고 있다. 대법원이 압수수색 영장 발부 전 사전심문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히면서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2월 형사소송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는데, 형사소송규칙은 형사소송법 하위규칙으로 대법원이 개정 권한을 가진다.
개정안은 '법원은 필요하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하기 전 심문기일을 정해 압수수색 요건 심사에 필요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을 심문할 수 있다'(58조의2 1항), '검사는 심문기일에 출석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58조의2 2항)는 조항을 신설했다. 판사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하기 전 수사기관이나 사건 관계자를 불러 대면 심문하는 절차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에 상당한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다. 압수수색 계획이 피의자에게 유출되면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법원은 왜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일까. 일단 법원이 밝힌 가장 큰 이유는 이메일과 카카오톡 대화 등 사실상 모든 전자정보를 압수할 수 있는 영장이 남발되면서 국민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압수수색 현장에서 수집되는 수백 개의 정보저장매체, 수백만 건의 파일에 관해 선별 절차를 진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사실상 '모든 것'을 압수할 수 있는 영장이 발부되고 있다"는 것이 법원의 지적이다.
기본권 침해 문제를 우려한 법관이 영장을 기각하기도 쉽지 않다. 보통 서면으로 진행하는 영장 발부 심사에서 포괄적이고 모호한 표현, 범위 등을 문제 삼아 영장을 기각한 뒤, 증거인멸이나 범인을 놓치게 되는 상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전 심문을 통해 법원이 좀 더 명확히 상황을 파악해보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검찰의 입장도 명확하다. 검찰은 "법원이 압수 전 단계에서 이뤄지는 수색(탐색)을 압수와 동일한 것으로 오해하고 수색 자체를 통제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특히 법원이 수사기관의 활동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크다.
서로의 감정선까지 건드릴 정도로 수사당국의 비판이 커지자 당초 6월 시행 예정이었던 대법원은 한발 물러섰다. 오는 6월 2일 대법원 형사법연구회와 한국형사법학회 공동으로 학술대회를 열고 검찰과 경찰 등 수사당국의 의견을 듣는다. 대법원은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최종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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