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년 뒤 TSMC 따라잡고 삼성식 메모리 중심 수퍼컴 내놓는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이 5년 안에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고 밝혔다.
경 사장은 4일 오후 대전 KAIST 본원 정근모 콘퍼런스홀에서 진행된 ‘삼성 반도체의 꿈과 행복-지속가능한 미래’ 특별 강연에서 “기술 완성도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TSMC에 4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은 2년 정도, 3나노 공정은 1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평가한다”며 “하지만 2나노 공정부터는 삼성전자가 다시 앞설 수 있다”고 했다.
경 사장은 이 시점에 대해 “앞으로 5년 뒤”라고 했다. 근거로는 삼성전자가 3나노 파운드리 공정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꼽았다. TSMC는 현재 GAA를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2나노 공정부터는 TSMC도 GAA를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삼성이 3나노에 신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를 TSMC는 더 고난도 공정인 2나노에서 겪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삼성에 기회에 생긴다는 논리다. 그는 “삼성 3나노 공정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좋다”면서 “고객사명을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알 만한 거의 모든 기업이 같이 일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이 지난해부터 미래 먹거리로 꼽아온 수퍼컴퓨터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경 사장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2028년까지 메모리가 중심이 되는 수퍼컴퓨터를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미국을 거점으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수퍼컴퓨터는 대부분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반도체)를 대량으로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를 전면에 내세워 기존과는 다른 ‘삼성식 수퍼컴퓨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지난해 6월 종합기술원 산하에 수퍼컴퓨터 운영과 관리를 위한 수퍼컴퓨팅 센터를 설립했다. 작년 11월에는 이재용 회장이 수퍼컴퓨팅 센터를 찾아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경 사장은 이날 메모리 반도체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대세로 떠오른 GPU의 역할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는 대부분 엔비디아의 GPU 시스템을 쓰고 있는데, AI 성능의 한계는 GPU가 아니라 메모리에서 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연산이 가능한 메모리 반도체가 이 분야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해 삼성과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중국 시안 공장 투자에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미국이 삼성 사업에 영향을 줄 만한 압박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미중 갈등은 일종의 변곡점이고, 변곡점에는 위기와 기회가 모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KAIST를 시작으로 향후 다른 학교에서도 강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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