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료 안 받는다니 가족들과 더 자주 올 것” [뉴스 투데이]
직원 “방문기록부 작성” 요청만
인근 상인들 관광 활성화 기대감
“세금으로 징수… 방법만 바뀐 것”
“사찰 보존 차원 일부 내야” 의견도
“매표소 직원이 ‘오늘부터는 무료다. 그냥 들어가면 된다’고 말하더라고. 산책 겸 사찰을 가끔 들르는데 앞으로는 더 자주 찾을 것 같아.”
봉정사 내부로 들어서자 평일 치고 꽤 많은 관광객이 삼삼오오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봉정사의 호성 주지스님은 “사찰을 둘러보면 수백년간 보존해 온 문화유산이 가득하다”면서 “관람료 폐지로 더 많은 관광객이 사찰을 찾아 불교 문화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봉정사 인근에서 만난 상인은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카페를 운영 중인 안모(40)씨는 “아무래도 사찰에서 입장료를 받지 않으면 관광객이 늘어날 것 아니냐”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침체한 관광 경기가 되살아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치는 관광객도 있었다. 경기 성남에서 왔다는 40대 이모씨는 “멀리까지 놀러 와서 몇천원의 입장료를 기분 좋게 낼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며 “관광객의 문화재 관람료를 세금으로 지급하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 입장료 징수에 대한 ‘방법론’만 바뀐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해외에서도 유명 문화재를 보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 않느냐”며 “입장객에 따라 관람료를 얼마나 지원해 줘야 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전남 장성군 백양사 입구도 산행을 즐기려는 방문객이 눈에 띄었다. 방문객이 입구 앞쪽을 지나자 안내소에 있던 한 관리 요원은 “오늘부터 관람료를 내지 않고 들어가도 된다”며 입장표를 끊었는지 검사하거나 물어보지 않았다.
김한종 장성군수도 이번 문화재 관람료 감면 조치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군수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받아왔던 관람료를 받지 않게 되면서 관광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더 많은 관광객들이 장성을 찾아 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관리하며 방문객으로부터 관람료를 받아온 전국 65개 사찰은 이날부터 관람료를 폐지했다. 민간단체가 국가지정문화재 관람료를 감면하는 경우 그 비용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문화재보호법이 시행된 데 따른 조치다. 관람료 감면을 지원하기 위한 올해 정부 예산은 419억원이 확보돼 있다. 보리암, 보문사, 고란사, 백련사, 희방사 등 시·도지정문화재를 보유한 5개 사찰은 감면 비용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문화재 관람료가 존속한다. 다만, 백련사는 관람료를 받지 않고 있다.
안동·장성=배소영·김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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